KB금융 새 선장 찾기까지 험난했던 9개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정진우 기자 | 2010.06.15 15:50

[KB금융 새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내정]

KB금융그룹 회장이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9월 황영기 전 회장이 물러난 후 공석이 된 지 9개월 만이다.

그동안 KB금융은 선장 없이 항해하며 숱한 역경을 겪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 대행으로 조직을 이끌었지만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당장 회장 대행 신분으로 작년 10월 초 지주사 인사를 단행했지만 보복인사 논란이 일었다. 10월 말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꾸려졌다. 금융당국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친 강 행장파로 분류됐던 사외이사들 주도로 이뤄진 일이었다.

강 행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회장 후보 면접 대상으로 확정됐다. 그런데 12월 1일 이 사장과 김 전 사장이 면접을 며칠 앞두고 동반 사퇴했다.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다.

사실상 판이 깨졌지만, 회추위는 강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밀어붙였다. 공정성 시비가 가열됐고, 여론의 뭇매를 맞던 강 회장 내정자는 12월 31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관치금융' 논란이었다.


새해가 시작됐지만 KB금융 사태는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다. 강 행장이 평소 황 전 회장 사람으로 분류됐던 김중회 당시 KB금융 사장을 전격 해임했다. 김 사장이 강력 반발했고, 강 행장은 또 다시 '보복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관치금융 피해자로 여론의 동정을 받고 있던 강 행장도 궁지에 몰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행장은 "앞으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긴급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는 "회장 내정자 사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당국을 감쌌다.


이후 KB금융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이뤄졌고, 검사과정에서 수검일지가 유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당국과 KB금융 관계는 악화일로였고, 그 만큼 검사 강도는 세졌다.

검사가 끝나갈 쯤 KB금융 이사회 안팎으로 후임 회장 선임절차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3월 주주총회에 도덕성 논란을 일으킨 일부 사외이사가 교체됐고, 회추위가 다시 꾸려졌다.

회추위는 5월 초 1차 회의에서 임석식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회장 후보 자격기준과 선임 방법 및 절차를 확정했다. 5월 말에는 2차 회의를 열고 외부기관 3곳을 통해 33명의 후보군을 확정했다.

6월 초에는 이 가운데 후보자 숏 리스트를 작성하고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김석동 농업경제연구소 대표 등 4명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뽑았다.

김 대표가 중도 사퇴해 15일 있었던 면접에는 나머지 3명만 참석했다. 이 중 어 위원장이 최고 점수를 받아 9개월간 공석이었던 KB금융 회장 자리에 올랐다. 어 위원장은 오는 17일 임시 이사회를 거쳐 다음 달 13일 임시 주총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