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이재오도 "전대 불출마"…與당권 누구에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6.15 16:34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새로운 당 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친이(친이명박)계 실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혀 이번 전당대회는 당내 각 세력이 각개약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연설에서 '세대교체론'을 언급하면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걸친 초·재선 의원들이 대거 나설 양상도 엿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당 일각에서 제기된 '당 대표 추대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당대회에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당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온다"는 질문에도 "(전당대회에 안 나간다고) 그렇게 알고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날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홍사덕 의원이 공론화 의지를 밝힌 '박근혜 당 대표론'은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박계에선 계속해 박 전 대표를 설득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박 전 대표가 직접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상 '박근혜 당 대표론'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다수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기존의 수직적 당청관계가 지속되는 이상 당 대표를 맡더라도 차기 대권 행보에 득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이재오 위원장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등 전당대회가 자칫 계파 갈등이 재현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여기엔 친이계를 포함한 당내 전폭적 지지가 확실치 않은 만큼 섣불리 전당대회에 나섰다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부담도 고려됐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와 이 위원장 등 친이 친박계 대표주자가 빠지면서 당내에선 차기 당권을 두고 친이, 친박, 중립성향 그룹, 소장파 의원 등 각 세력이 입지 확보에 나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친이계에선 출마 스타트를 끊은 정두언 의원 외에 안상수 홍준표 전 원내대표(이상 4선)가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 심재철 의원(3선)과 박순자(재선) 전 최고위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친박계에선 서병수(3선) 이성헌 한선교 이혜훈(이상 재선) 의원이 출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립성향 그룹에서는 남경필(4선) 권영세(3선) 의원이 18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직을 고사하며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섰던 나경원 의원(재선)도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정·청 쇄신을 요구해 온 초선 의원 모임에서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권영진 김성식 정태근 홍정욱 황영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외 인사로 이번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지도부는 2012년 총선 공천권은 물론, 차기 대선가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계파간, 계파내 소그룹간, 신·구세대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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