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싱글족'의 세상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0.06.16 10:27

[결혼전쟁]<3-2>핵가족 넘어 싱글족으로…결혼 늦어지며 '급증'

편집자주 | 결혼에 대한 미혼남녀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결혼과 임신·출산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여성들이 점차 이를 '선택'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족의 구성, 나아가서는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결혼에 대한 남녀 패러다임 전환의 원인과 사회적 영향, 대책 등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하고, 현실화된 '결혼전쟁'에 대비하고자 한다.


미혼 남녀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싱글족'(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핵가족이 또 한 번 '핵가족화'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혼자서도 잘 살아요"=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00년 226만 가구에서 지난해 347만 가구로 53.5% 증가했다. 10년 후인 2030년에는 471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총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5.6%에서 2030년에는 23.7%로 늘어날 전망이다. 네 가구 중 한 곳은 싱글족 가구가 되는 셈이다.

싱글족을 성비로 보면 지난해 기준, 남자 34 대 여자 66으로 여자가 약 2배가량 많다. 특히 고소득자 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월평균 7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 중 싱글족은 2006년 0.15%에서 2009년엔 0.63%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미혼 남녀의 결혼이 늦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기업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김지명씨(가명, 38, 남)는 "최근 회사 근처에 작은 아파트를 얻어 독립했다"며 "결혼이 자꾸 늦어지다 보니 집안 눈치도 보이고, 그렇다고 조만간 해결을 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분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이미진씨(가명, 34, 여)는 싱글족 3년차다. 미진씨는 "결혼을 언제할지 모르는데 평생 부모님께 얹혀살 수 없어 일찌감치 독립했다"며 "아무래도 부모님과 같이 살 때 보다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독립된 생활에 만족 한다"고 말했다.

◇씀씀이는 '큰손', 마음은 '외톨이'=싱글족의 증가는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싱글족들은 구매력 기준 순소득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최고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세금을 제외한 1인가구의 구매력 기준 순소득은 한국이 3만7488달러로 30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OECD 평균 2만4660만 달러보다 1만3000달러 이상 많은 것이다.

특히 한국은 싱글족과 4인가구의 순소득 차이가 1037달러에 불과했다. 그만큼 싱글족이 부양가족이 있는 4인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핵가족이 다시 한 번 핵가족화 되면서 생기는 사회적인 문제도 외면하기 어렵다. 다양한 삶의 양식을 존중한다고 해도 가족 간 교류 등 정서적인 측면이 약화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독신주의자가 아닌 싱글족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상대가 나타나지 않으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 일뿐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면을 느끼고 싶어 한다"며 "본인의 행복을 위해 혼자 사는 삶을 택한 사람일지라도 장시간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정서적인 괴리로 인해 스스로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억지로 혹은 서둘러 결혼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싱글족들은 정서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인간적인 교류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생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남편, 술먹고 성매매"…법륜스님에 역대급 고민 털어논 워킹맘
  2. 2 "보고싶엉" 차두리, 동시 교제 부인하더니…피소 여성에 보낸 카톡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5. 5 붕대 뒹구는 '강남 모녀 피살' 현장…"무서워 출근 못해" 주민 공포[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