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베스트 11'…현대차·하이닉스 '투톱'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박성희 기자 | 2010.06.16 08:09

미드필더진=삼성전기·대한항공·LG화학, 골키퍼=신한지주, 감독=MB

편집자주 | 일취월장한 한국축구가 그리스를 격파하며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축구는 스피드는 물론 기술력과 정신력에서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특히 조직력만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국내증시와 기업들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 삼성전자 등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기업이 다수 등장했을 뿐 아니라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꾸준한 수익을 내는 곳들이 적잖다. 국내 상장 종목으로 '증시 월드컵' 베스트11을 꾸린다면 어느 기업들이 엔트리에 들까.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 기업분석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한국증시 대표종목을 선정, 한국 대표팀의 주 전술인 '4-4-2' 포메이션을 만들어봤다.


◇코스피 투톱 '현대차-하이닉스'

국내증시를 주도할 최전방 공격수, 즉 스트라이커에 적합한 기업으로 단연 손꼽히는 종목은 현대차이다.
그리스전에서는 박주영 선수가 맡은 최전방 공격수는 무엇보다 찬스를 살리는 득점력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현대차는 '꾸준한 득점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장성면에서 두드러지는데다 해외리그(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해 더욱 득점력(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를 받쳐줄 투 톱으로는 하이닉스가 꼽혔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기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D램의 득점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K시리즈 출시를 통해 다양한 공격루트를 보여준 기아차와 상승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삼성생명은 최전방 공격수 후보군 내지는 교체멤버로 꼽혔다.

◇주장 '삼성전자', 미드필더진 '삼성전기-대한항공-LG화학'

미드필더 라인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대한항공, LG화학이 베스트 멤버로 지목됐다. 이 포지션은 적극적인 공격가담 능력과 함께 위기시 수비 방어력도 출중해야 한다. 주가상승을 이끌면서도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 안전투자처로 기능을 전환하는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특히 한국증시의 중원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주장으로 선정됐다. 박지성 선수처럼 경기장 전체를 쉼 없이 누비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맡을 수 있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휴대폰, 가전, 디지털미디어 등 여러 '포지션'을 완벽히 소화해 내고 있다. 위기관리 능력을 보더라도 대표팀 맏형에 손색이 없다.

삼성전기와 대한항공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이유는 주목할만 하다.
우선 삼성전기는 다양한 부품(LED, MLCC 등) 패스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수들의 득점을 돕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한항공은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여객·화물운송)가 일품이다.

후방에서 치고 올라가 상대의 골문을 위협할 정도로 실력도 갖추고 있다. 매번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고 있어 공격형 미드필더에 적격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LG화학이 꼽혔다. 2차 전지와 기초산업소재 등 산업전반을 뒷받침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했다는 점에서다.

미드필더 후보군으로는 삼성SDI, SK에너지, NHN과 더불어 코스닥 종목인 네오위즈게임즈, 파트론등이 꼽혔다. 스마트폰 리그에서 선전하고 있는 파트론은 주요제품 국내 마켓쉐어 1위를 달성하는 등 발재간이 좋고, 네오위즈게임즈는 해외리그(중국진출)에서 다져진 잠재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철통방어 '한전-KT&G-SKT-오리온'

철통방어로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낼 수비수에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라고 할 수 있는 한국전력SK텔레콤, 오리온이 선정됐다. IT나 자동차주는 유럽 경기가 나빠지면 공격력이 무뎌질 수 있으나, 이들 종목은 탄탄한 내수시장 경쟁력을 토대로 흔들림이 없다는 점에서다.

대표주자인 한국전력은 해외원전 수주와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예고로 의외의 득점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전에서 선제골로 초반승기를 잡은 이정수 선수처럼 찬스 때는 득점도 가능한 재간꾼이다.


SK텔레콤은 '갤럭시S폰' 출시로 방어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프리미엄 제과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리온도 믿음직하다.

후보군으로는 국내 1위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에스원과 월드컵 대표팀 광고를 전담하는 제일기획, 내수주이면서도 중국에서의 성장이 예상되는 아모레퍼시픽이 뽑혔다.

◇골키퍼 '신한지주'...감독은 MB, 수석코치 윤증현

마지막 엔트리로 '실점을 모르는 골키퍼 후보'에는 현금성 자산이 많고 펀더멘털이 튼튼한 신한지주가 선정됐다.
유럽 유동성 위기 등 돌발악재에도 흔들림 없고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우량한 자회사들이 많다.
스마트폰 확대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KT와 포스코도 증시 지킴이 골키퍼 후보로 꼽힌다.

증시 대표팀 감독은 누굴까. 증시 전문가들은 단연 이명박 대통령을 꼽았다. 선수들이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현안인 남북긴장 완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큰 밑그림을 결정할 책임이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각국 정책공조를 통해 경제 연착륙도 유도해야 한다.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기업과 금융시스템 안정 등 세부 전술작전 구상과 세트플레이 조련도 맡고 있다.

◇도움 주신 분(가나다 순)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
김항기 동부증권 스몰캡 팀장
김희성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
류용석 현대증권 팀장
박세원 대신증권 투자전략부 팀장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
이상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
정근해 대우증권 수석연구원
정진관 한양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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