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도 깜짝 놀란 평화정공…'차 문짝의 비밀'

머니투데이 대구=박종진 기자 | 2010.06.15 08:26

도어시스템 전문기업 '평화정공', 글로벌 부품사들 러브콜 쇄도

#"전 세계 수많은 부품사들을 다녔지만 이 정도면 '톱 3' 안에 듭니다"

지난 9일 독일 본사에서 한국의 대구까지 날아온 아우디 구매담당 임원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자회사 아니냐? 자동차 부품사로서 이처럼 깨끗하고 자동화가 잘 돼 있는 공장도 처음"이라는 감탄도 나왔다. 자동차 도어시스템 전문기업 평화정공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 대천동의 평화정공 본사에는 BMW, 폭스바겐 등 세계 정상급 자동차업체 구매담당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아우디 방문도 그쪽의 요청으로 평화정공이 독일을 방문한데 따른 것이다.

평화정공은 자동차 문 모듈과 관련 부품을 만든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에 들어가는 최신 경량화 플라스틱 도어 모듈도 이 회사가 공급한다.

↑ 평화정공 연구소의 연구원들.
자동차 문은 얼핏 단순해보이지만 어떤 부품보다 높은 품질 수준을 요구한다. 소비자가 차를 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문을 여는 것인데다 계속 여닫아야 하기에 조그만 오차도 불량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고도의 정밀도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금세 문이 뻑뻑하거나 기분 나쁜 소리가 난다. 이른바 '감성품질' 영역이다.

그 중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주력 제품은 힌지(Hinge, 도어와 차체를 연결시키는 역할), 스트라이커(Striker, 문을 닫을 때 걸리는 고리), 체커(Checker, 문을 단계적으로 열리게 하는 역할), 래치(Latch, 도어·트렁크·보닛의 잠금장치) 등이다. 브랜드 간 부품 모양에 큰 차이가 없어 비교적 손쉽게 수출이 가능하다.

이미 2001년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푸조시트로앵 수주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르노그룹과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일단 수주에 성공하면 품목과 수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부품산업의 특성상 해외 브랜드로의 수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GM 공급도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35억원 규모에서 올 1분기만 51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폭 증가했다.


최근 승승장구는 창업 2세인 김상태 회장(57,사진)의 꾸준한 집념이 바탕이 됐다. 지주회사인 평화크랏치 이하 14개 계열사들이 모두 자동차부품과 연관된 회사 일만큼 그는 한길을 걸어왔다.

"전문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신조로 여느 중견기업들과 달리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친인척도 찾아볼 수 없다. 김 회장은 업계에서 외부에 이름을 알리기보다 묵묵히 기업내실 다지기에만 매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화정공은 성장을 거듭해 2004년 매출 1486억원에서 지난해 3203억원으로 5년 새 2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외에 10개 공장을 갖추고 평화발레오, 한국파워트레인 등 계열사를 합치면 글로벌 매출도 1조원을 훌쩍 넘었다.

현대·기아차와 지속적 협력관계도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 평화정공 관계자는 "엄격한 현대차그룹의 품질 기준에 맞추다보니 경쟁력이 어느새 크게 향상됐다"며 "공동 연구개발 등 다각도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정공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가 400여개 1차 협력사 가운데 단 23개 업체에만 주는 품질5스타 등급도 받았다.

평화정공의 연구개발 및 시험과정은 혹독하다. 문짝을 여닫는 시험만 보통 20만번 이상 실시한다. 중력가속도의 100배에 달하는 환경, 영하 40도에서 영상 100도를 오르내리는 조건, 소금물을 뿌려대는 설정 속에서의 실험도 기본이다.

평화정공 측은 "글로벌 완성차로의 납품을 확대해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5. 5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