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치마폭 속의 3,40대 아들, 엄마는 피곤하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와 유성열 백석대 교수가 발표한 '2009년 결혼비용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1억7245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의 8278만 원과 비교하면 9년 사이에 2배 이상 껑충 뛰어오른 수치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신혼집 마련 비용이다. 2000년 4629만 원이던 주택마련 비용이 지난해에는 1억2714만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집값 혹은 전세 상승에 따라 전체 결혼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55.9%에서 지난해 72.7%로 높아졌다.
특히 총 주택비용 중 5458만 원(42.9%)은 신랑 본인이, 4918만 원(39.7%)은 신랑 집안에서, 748만 원(5.9%)은 신랑측 대출융자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집값 마련의 1차적 책임은 남자에게 지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집값 부담은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조금 더 미루게 한다. 경기침체가 심각했던 지난해 혼인은 8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30만9759건으로 전년보다 1만6000건(-4.6%)이 줄었다.
집값 상승에 따른 비정상적인 결혼 비용을 감수하고 결혼에 골인해도 젊은 부부들은 출산·육아 앞에서 또 한 번 머뭇거린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9년 출산통계 잠정결과'에서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5명으로 세계 최저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결혼 비용의 과다지출로 결혼을 미루고, 이어지는 출산과 양육도 자연히 미루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다.
여기에 소득과 고용의 불안정이 심화된 사회에서 '내 집 마련의 꿈'까지 이룬다는 것은 사실상 '자아실현'과 '행복추구'를 사치스러운 단어로 만든다. 자신의 꿈을 좇으며 윤택한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 '결혼을 안 한다'는 여자 앞에서 '결못남'들이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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