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번쩍'…기상천외 월드컵패션 퍼레이드

머니투데이 유현정 기자 | 2010.06.13 16:43

한국-그리스전 월드컵 패션 탐방기.."응원 패션에는 4가지 키워드가 있다"

"패션은 어느 한 개인을 떠나서 하나의 객관적인 집단현상이다."

영국의 민속학자인 앤드루 랭(Andrew Lang)이 패션에 대해 내린 정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가 열렸던 지난 12일 서울광장. 그 속의 패션 또한 '어느 한 개인을 떠 난 하나의 객관적인 집단현상'이라 할 만 했다.

아침부터 계속 내리는 비로 다소 쌀쌀한 날임에도 오후가 되자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를 보러 나선 군중들이 속속 서울시청광장에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붉은색 티셔츠와 소품으로 멋을 냈다. 광화문 거리가 하나의 잘 구워진 '바게뜨 빵'이라면 이날은 마치 그 위에 빨간 케첩을 뿌려놓은 것 같았다. 하나의 거대한 '색 통일성'은 응원의 힘을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까지 전달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머니투데이의 패션사이트 'STYLE M'은 이날 '승리'를 열망하며 한바탕 축제를 즐기고자 나온 이들의 생생하고 개성 가득 한 스타일을 담기 위해 뜨거운 응원의 현장을 찾았다.

◇ 키워드 하나= 아프리카(Africa)

▲ 대학생 허정씨. 아프리카 분위기를 내기 위해 레게머리를 시도했다.


이번 월드컵은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기에 더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는 올 해 패션 트렌드에도 반영된 만큼 센스가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키워드다.

대학생 허정(20, 대학생)씨는 오른쪽을 삭발한 두상에 꼬아 내린 레게머리를 아래로 붙여 흑인의 느낌을 살려냈다. 최대한 남아공 현지 분위기를 내기 위한 헤어스타일 이란 설명이다.

또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외국인도 있었다. 에티오피아 출 신의 한 부부는 한국에서 아프리카 국가가 개최하는 월드컵을 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고국의 국교가 이슬람인 이들은 응원용 붉은 수건을 터번처럼 얼굴에 두르고 포즈를 취했다.

▲ 에티오피아에서 온 부부.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을 자랑스러워 했다.


◇ 키워드 둘 = 핸드메이드(handmade)

▲ 대학생 임유진, 하장미씨. 태극기와 붉은악마 티셔츠를 직접 제단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렸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직접 옷을 만들어 자 신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학생 임유진, 하장미 (각각 좌, 우 20, 대학생)씨는 오늘을 위해 집에서 직접 '가위질'을 했다고 했다. 어깨 라인을 드러내기 위해 티셔츠의 왼쪽 상단을 자르고 아래 는 허리라인에서 묶어 배꼽 티셔츠를 연출한 것. 또 태극기를 티셔츠처럼 만들기 위해 재봉한 후 옆 라인에 지퍼를 달기도 했다.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류제욱(26)씨는 소장하고 있는 티셔츠를 직접 잘라 민소매 브이넥으로 제작했다. 붉은 티셔츠 아래 회색 스키니 진과 멋스러운 흰색 스니커즈를 매치해 멋을 살렸다.

▲ 쇼핑몰을 운영중인 류제욱씨. 스스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입고 응원중이다.


◇ 키워드 셋 = 태극기를 내 품 안에


▲ 왼쪽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응원하는 미국인. 오른쪽은 대학생 송신혜씨. 깜직한 스타일링과 태극기가 잘 어울린다.


중년 세대가 젊은 세대와 느끼는 세대차이 중 하나가 태극기를 맘껏 찢고 몸에 두를 수 있는 '용기'다. 월드컵 길거리 응원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 2002년 이후로 젊은이들은 이제 국기를 응용한 패션을 부담 없이 소화하고 있다.

송신혜(21, 대학생)씨는 빨간 티셔츠와 데님 소재 점프수트를 입고 태극기를 어깨에 둘러 깜직한 느낌을 살렸다 . 머리에는 역시 붉은색 스카프를 돌돌 말아 헤어밴드로 활용했다.

태극기 사랑은 한국인만이 아니었다. 미국인 Natus Olthafer과 Camp Gong씨는 온 몸을 휘감을 정도의 커다란 태극기를 가운처럼 어깨에 두르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한 외국인 여성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아이와 립에 포인트 메이크업을 하기도 했다. 또 붉은 색 원피스와 함께 블랙체크의 레인부츠를 매치하는 센스 도 보여줬다.

▲ 파랑과 빨강을 섞은 메이크업이 돋보이는 외국인 여성 .


◇ 키워드 넷 = 튀고 보자!

▲ '슈렉'을 연상케하는 녹색 옷으로 시선을 끈 Michael씨.


서울시청광장에는 이 뿐만 아니라 재밌는 소품으로 웃음 을 준 독특한 캐릭터도 있었다.

김형기(32, 요리사)씨는 붉은 악마의 모델로 붉은 얼굴 과 머리에 큰 뿔을 단 '치우' 모양의 가면을 써서 사람들 의 이목을 끌었다.

또 미국인 Michael Litorus(26)씨는 몸 전체와 얼굴까지 녹색으로 뒤덮은 복장으로 거리를 뛰어다녀 인간 '슈렉'을 연상케 했다.

▲ 요리사 김형기씨. 붉은 악마 가면이 보는 이를 유쾌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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