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캐머런, 'BP사태' 30분 통화… 물밑 신경전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0.06.13 14:38

'BP 맹비난' 오바마, 英 반발여론 진화 나서… 캐머런 "BP는 중요 기업" 맞대응 시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영국 석유업체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사이의 물밑 신경전이 점점 팽팽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BP에 대한 공개적 비난을 서슴지 않자 영국 언론은 크게 뿔이 났고, 이제 갓 취임한 캐머런 총리는 자국 여론을 달래야 하는 곤란한 처지에 놓이면서 조심스럽게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단 두 정상은 12일(현지시간) 약 30분 동안 전화 회담을 갖고 BP가 원유 유출 사고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BP에 대한 비판은 영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며 미국과 영국의 특별하고 역사적인 관계에 대한 깊은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 행정부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에게 BP에 대한 비판은 국가적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캐머런 총리가 "BP는 영국과 미국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도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하자 "나는 BP의 가치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기존의 공세적 태도와 달리 유화적 발언을 하고 나선 것은 BP에 대한 비판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꺼내든 애국주의적 수사법이라는 영국 언론의 비판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언론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BP 비난 발언을 이같이 해석하며 캐머런 총리에게 확고한 맞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캐머런 총리와 영국 언론을 달래면서도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여전히 '할 말은 하는' 태도를 고수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에게 "거대 기업인 BP는 원유 유출을 막고 환경 재앙에 대한 경제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캐머런 총리와 영국 총리실은 이번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들 역시 '할 말은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이처럼 팽팽한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BP 사태를 두고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닐 가디너 헤리티지재단 이사는 "이번 일은 캐머런 총리 취임 이후 양국 사이에서 발생한 첫 긴장"이라며 "캐머런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BP에 대한 혹독한 비난에 맞서 강한 제스처를 취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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