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규명委 10명 징계 권고, 개선안도 전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10.06.09 11:37

(상보)김준규 검찰총장 오후 3시 회의서 징계 수위 등 논의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는 9일 40여일 간에 걸친 조사를 마무리하고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현직 검사 가운데 비위 정도가 심한 10명에 대한 징계를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요청했다.

규명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고검 15층 회의실에서 7차 회의를 열고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비위 수위가 중대하고 징계시효가 남아 있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를 김 총장에게 권고했다. 징계 대상에는 박 지검장 등 검사장급 2명과 부장검사급 간부 6명, 평검사 2명이 포함됐다.

다만 규명위는 비위 정도가 경미하고 징계시효가 완성된 검사 7명은 인사 조치하고 정씨가 주최한 술자리에 단순 참가한 검사 28명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규명위는 그동안 정씨가 접대 장소로 이용한 유흥업소 관계자와 정씨의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접대리스트에 오른 상당수 검사들이 실제 정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규명위는 또 정씨의 진정사건 묵살 의혹과 관련해 당시 사건처리에 관여한 검찰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보고 누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규명위는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된 검사 중 부산지검 A부장검사의 성 접대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사건처리기준에 따라 형사처벌 여부 등을 원칙대로 처리토록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규명위는 정씨의 주장 중 일부는 과장된 부분이 있고 대가성이 있었다는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규명위는 '문화', '감찰', '제도' 등 모두 세 분야로 이뤄진 검찰조직 개선책도 검찰 측에 전달했다. 개선안에는 검찰문화 개선 전담기구인 '검찰문화팀'을 설치하고 개방직인 대검 감찰부장을 외부인사로 영입하고 감찰부서 인력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인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음주 일변도의 회식문화를 지양하고 검찰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문화 활동에 참여토록 권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검사윤리행동 매뉴얼 마련과 지방 근무여건 개선 등의 내용도 개선책에 포함됐으며 인사 제도와 관련해서도 검찰 인사위원회에 외부인사 참여를 확대하고 실질적으로 이들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인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나갈 것을 건의했다.

성 위원장은 "의혹의 실체를 공정하고 명백히 밝혀내기 위해 검찰 진상조사단의 조사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고 조사결과를 면밀히 검증하는 등 실체적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정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규명위는 MBC PD수첩이 방송된 지 이틀 뒤인 지난 4월22일 출범한 이후 현직 검사 68명과 전직 검사 29명, 수사관 8명, 유흥업소 업주와 종업원 25명 등 모두 130명을 조사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3시 대검찰청에서 전국 고검장과 대검 간부들을 소집해 규명위 발표 내용을 검토하고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 뒤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징계를 청구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검찰의 징계 건의를 받으면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당사자들의 해명을 듣고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PD수첩은 8일 '검사와 스폰서' 후속편을 방송하고 서울 강남지역 고급 유흥업소 종업원 등의 증언을 토대로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변호사와 사건 관계인 등으로부터 향응을 접대 받아 온 실태를 추가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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