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술 줄이고 '1인1문화활동' 장려해야"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 2010.06.09 10:59

(상보)'스폰서 검사' 진상조사 결과 요지… "검사 10명 징계" 검찰총장에 권고예정

이번 사건에서 비위혐의가 확인된 현직 검사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조치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할 예정이다.

비위 정도가 중하거나 다소 중하고 징계시효가 남아있는 박기준 부산지검장, 한승철 대검 감찰부장 등 검사 10명은 징계, 비위정도가 다소 중하나 징계시효가 완성된 검사 7명은 인사조치, 나머지 검사들 중 상사 등 주재 회식에 단순 참가한 평검사 등 비위정도가 경미한 검사 28명은 검찰총장의 엄중 경고를 받는다.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제보자 정모씨의 압수한 문건에 자신을 포함한 다수 검사들에 대한 접대내역이 기재된 사실을 보고받았고 그러한 접대내역 등을 폭로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정씨의 친전서신 형식의 진정서를 받았음에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보고의무위반)

진정내용에 자신의 비위가 포함되어 있어 어느 정도 사실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 진상을 적극적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진정사건 주임검사가 공람종결하는 것을 그대로 승인했다.(지휘·감독의무위반 및 직무태만)

정씨의 구속집행정지신청 불허의견을 제시한 주임검사에게 '아프다는데 수술받게 해 줄 수 없느냐'고 말하고 1차장검사에게 '정씨에 대한 내사사건의 수사템포를 늦추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했다. (검사윤리강령위반)

변호사법위반 사건의 피의자이자 검사접대 관련 진정인인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진정내용을 폭로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고 정씨 동생으로부터 집무실에서 2차례 선처 청탁을 받는 등 사건관계인을 사적으로 접촉하였다.(검사윤리강령위반)

전화 취재 중인 PD에게 반말로 거친 언동을 했고 정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총장 후보자와의 친분을 거론하며 특정 보직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였다.(품위손상)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은 자신의 향응·금품수수 등을 포함한 다수 검사들의 비위사실이 기재된 최모씨의 고소장과 진정서를 접수하였음에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부산지검으로 이첩하였다.(보고의무위반)

A 부산지검 부장검사는 소속 검사들로부터 검사 접대내역에 관한 진정인 정씨나 고소인 최씨 주장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검사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보고의무위반)

최씨의 고소사건을 접대 당사자인 소속 검사가 처리토록 하고, 검사 접대내역 부분을 조사없이 판단도 하지 않은 채 각하 처분하는 것에 결재하였다.(지휘,감독 의무위반 및 직무태만)

B 부산지검 검사는 최씨의 고소장에 기재된 비위사실의 당사자로서 정씨로부터의 향응수수 사실이 있었음에도 재배당 요청 등으로 사건을 회피하지 않고, 검사 접대내역 부분을 조사 없이 판단도 하지 않은 채 각하 처분했다.(검사윤리강령위반 및 직무태만)

C 부산고검 검사는 정씨로부터 경찰에서 조사 중인 변호사법위반 등 사건과 관련하여 부탁을 받고 수사지휘검사 2명에게 전화하여 ‘당사자가 억울하다고 하니 기록을 잘 살펴 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였다.(검사윤리강령위반)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문화나 감찰의 문제이므로, 주로 문화 분야와 감찰 분야의 개선대책 논의에 집중하였고, 제도분야에 대하여도 개괄적으로 검토했다. 이를 ‘문화’, ‘감찰’, ‘제도’ 세 분야로 나눠 개선대책을 권고하기로 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검찰문화 개선 전담기구 설치를 권고했다. 검찰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잘못된 현실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그 개선을 위한 내부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단기적인 방안으로는 실효성을 거둘 수 없으므로, 상설기구인 가칭 ‘검찰문화팀’을 설치해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음주 일변도 회식문화를 탈피해야 한다. 외부인사의 접대 및 과도한 음주문화 근절
이 필요하다. 필수적인 공식 회식 이외에는 단체회식을 자제하고, 상급자 주최의 사적 모임이라 하더라도 참석·음주 여부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 를 조성해야 한다.

'1인 1문화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검찰은 업무 성격상 긴장된 분위기에서 업무를 수행하므로, 건전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여가 활동을 통해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고 업무활력을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등의 소극적 문화활동에서 벗어나 문화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1인 1문화 활동' 장려가 필요하다. 악기, 그림, 무용, 연극 등 개인적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문화활동에 적극 참여토록 하고, 전시회·발표회 등을 통한 공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독서, 등산, 탁구, 테니스, 볼링 등 건전한 동호회 활동의 활성화 또한 중요하다. 각종 동호회 가입,활동을 의무화하되 이에 대한 예산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각 동호회 간의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전문 분야에 대한 자기계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형사법, 민사법, 회사법, 금융법, 조세법, 지적재산권법 등 각종 전문법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각 검사로 하여금 특정 전문법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개개 검사의 전문 역량과 경쟁력을 함양함은 물론, 평생 공부하고 연구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심리 상담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범죄를 수사해야 하는 업무의 성격상 항상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부재하다. 신상문제를 포함한 각종 갈등과 고민에 대해 비밀이 보장된 상태에서 전문가 등과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비용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감찰 분야에서는 대검 감찰부의 독립성 및 위상 강화가 필요하다. 대검 감찰부장에 외부인사를 임명해야 한다. 대검 감찰부장은 개방직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현직에서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대검 감찰부장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검찰총장과 임기가 겹치지 않게 임기 2년을 보장해 독립성을 부여해야 한다. 검찰을 떠난 지 5년 이상 경과된 검찰출신 인사 또는 검사 경력 없는 법조인, 기업체 경영자 등 일반인 중에서 임명할 필요가 있다

대검 감찰부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감찰부장에게 감찰과장, 수사관 등 감찰팀 구성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비위뿐 아니라 부적절한 외부인사 접촉도 수시로 감찰할 수 있도록 암행감찰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검사 윤리행동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부적절한 외부인사 접촉 금지 등에 대해 검사윤리강령, 검사윤리강령운영지침에 규정되어 있으나 보다 더 구체화되고 세분화 된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

미국 등 외국 사례를 참조하고 사회 활동 도처에서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허용사항, 금지사항으로 정리하여 검사 윤리행동 매뉴얼을 구체화, 세분화해야 할 것이다. 매뉴얼에 위반되는 행동에 대하여는 엄중문책해야 한다.

제도 분야에 있어서는 검찰권 통제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공수처, 상설특검, 기소대배심, 검찰심사회 등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검토했으나 이미 국회에서 논의 중이고, 범정부 검·경 개혁 티에프(TF)에서도 논의 예정이므로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방 근무 검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검사들이 지방 순환근무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지방에서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방에서 가족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예산상, 인사상의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초·중·고 학부형의 경우 교육 희망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지를 배려하고 탁아시설 확충, 육아 휴직 활성화, 대체인력 충원을 통한 탄력근무제 도입 등을 통해 가정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검찰 인사제도 관련해서는 검찰 인사위원회의 권한을 실질화해야 한다. 검찰인사위원회에 외부인사 참여를 확대하고 권한을 실질화해 인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인사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일선청의 자율성 보장을 위하여 검사장 이외 보직은 검찰청 단위로만 발령하는 방안, 검사장을 제외한 검사에 대해서는 검찰인사위원회 및 검찰총장의 관여를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하여 검토를 요청했다.

검사 신규임용과 관련해 검사보 제도를 도입, 일정기간 근무 후 적격자에 한해 검사로 임용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요청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