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26년 '아로나민' 신화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용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0.06.09 09:10

(상보)최대주주로 있는 종합식품업체 일동후디스 경영 전념

오너 같은 CEO(최고경영자)로 불리던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사진·78세)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에서 50년을 근무했고 이중 26년을 CEO를 맡았다. 그는 오너(윤원영 회장)와 수십년 동안 공동으로 경영을 맡아 '오너 같은 CEO'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동제약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금기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너인 윤원영 회장과 전문경영인 이금기 회장의 동거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이금기 회장은 앞으로 일동후디스 경영에 전념하게 된다.

일동제약은 "이 회장이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동제약에만 50년 동안 근무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대표 의약품인 아로나민골드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로나민의 대성공으로 일동제약 창업주였던 윤용구 회장의 굳은 신임을 얻은 이 회장은 1971년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일동제약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이후 1984년 처음 대표이사에 선임돼 지금까지 26년 동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1998년 일동제약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계열사였던 맥슨전자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로 인해 모회사인 일동제약에 불똥이 튄 것. 결국 일동제약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워크아웃을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이 회장의 용퇴 움직임은 지난 4월부터 감지돼 왔다. 일동제약은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의 3세인 윤웅섭씨를 전무이사로 승진발령 한 바 있다. 윤 전무는 기획조정업무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이금기 회장의 아들인 이준수 씨가 일동후디스 상무로 들어간 것도 이 무렵이다.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에 애정이 남다른 것은 이 회사를 사실상 이 회장이 키워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경영이 어려웠던 남양산업을 인수해 매출 1000억원대의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켰다.

한때 일동제약이 지분100%를 보유한 자회사였던 일동후디스(비상장자)는 현재는 이금기 회장이 최대주주다. 이금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일동후디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일동제약의 2대 주주인 안희태씨는 이금기 회장의 용퇴를 환영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 씨는 일동제약의 지분 6.47%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일동제약 경영참여를 요구해 왔다.

안 씨는 "회사가 투명하게 경영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동제약의 우량자회사였던 일동후디스가 이금기 회장 소유로 전환된 것은 문제인만큼 이를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이사회에서 안 씨가 제안한 사외감사 선임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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