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의 현장경영에 담긴 뜻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6.07 10:17

[현장클릭]취임 2주년 '성과와 과제'

민유성 산업은행장 겸 산은지주 회장이 오는 11일 취임 2주년을 맞습니다.

민 회장은 2008년 6월 취임 직후 산업은행 민영화에 매달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가 옵니다. 국내 경제는 혼란스러웠습니다. 10년 만에 제2의 외환위기가 왔다는 분위기였죠. 민영화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는 결국 취임 1년여 만에 정책금융공사와 분리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기업 구조조정도 서서히 결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등 금호그룹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은 산은 사모투자펀드(PEF)로 인수됐습니다. 이밖에 수많은 부실기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 지난 3월 개인금융센터를 출범시켜 시중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산은과 대우증권이 결합해 영업을 시작한 프라이빗(PB)센터는 강남권 부자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해 수신고 1000억 원 정도 예상했는데 2배 이상은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 4일 광주광역시 대우일렉트로닉스 공장을 찾은 민유성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사진: 산업은행)
민 회장은 이처럼 반세기 동안 국책은행이었던 산은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산은을 글로벌 상업투자은행(CIB)으로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외부 평가는 좋습니다. KB금융 회장직을 비롯해 금융계 고위급 자리가 나오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달 18일쯤 나오는 공공기관장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산은 내부의 시각은 다릅니다. 민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혁신'을 강조한 탓에 직원들이 고달파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국책은행인 줄 알고 입행한 젊은 직원들이 더욱 그렇습니다. 혁신 피로감에 쌓였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예전보다 일은 더 많이 하는데 보상이 그만큼 주어지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젊은 직원들은 앞으로 민영화를 통해 어떻게 살아남을지 모르겠다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비전이 불분명 하다는 이야기겠죠. 그래서 이직을 준비하거나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 올 초 정책금융공사 경력직 채용에 많은 직원들이 응시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내부 문화에 있어 직원들 사이에 분명 온도차는 있습니다. 입행 20년 이상 고참급 직원들은 "산은이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민 회장의 민영화 방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죠.

사실 민 회장도 이 부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사석에서 기자와 만나 "직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중이다. 직원들이 만족하며 열정을 내뿜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고생한 만큼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민 회장은 지난 4일 산은지주 출범이후 전남 광주지역에서 현장경영을 실시했습니다. 이제 보폭을 영업 현장으로 더욱 확대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더욱 독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흔들림 없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민 회장은 이날 "민영화 이후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산은이 우리나라 대표 금융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가 고객에게 충분히 전해지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은지주는 내년 국내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 회장은 이미 올해 이후 산은지주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놓았을 겁니다. 민 회장이 남은 임기 1년 동안 그의 구상대로 산은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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