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릭스 너머 '아세안' 공략 박차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6.04 08:53

신차 출시 및 반조립제품 수출 늘리기로… 현지공장 건설 필요성도 제기

↑현대차 필리핀 대리점이 마닐라의 대형 쇼핑몰 내부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자동차를 홍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의 텃밭인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선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세안 시장에 신형 '쏘나타'와 '투싼ix' 등 신차들을 대거 투입하고 에쿠스 등 프리미엄 세단 출시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특히 관세 장벽을 뚫기 위해 반제품조립생산(CKD)이나 반제품(DKD) 형태의 수출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아세안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포함한 아세안 시장은 총 인구가 6억명에 달해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특히 오는 2015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자동차 보급이 크게 늘어나는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최대 350만대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신차 출시 및 반조립제품 수출 확대

현대차는 아세안 시장에 쏘나타와 투싼ix 등의 신차 출시와 함께 완성차 관세가 높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는 반제품조립생산(CKD) 수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 '스타렉스'를 CKD 방식으로 출시했고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i10'과 'i20'를 반제품(DKD) 형태로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아세안 최대 시장인 말레이시아에도 i10을 DKD 방식으로 선보이고 신차인 쏘나타와 투싼을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베트남에도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대형세단 판매 강화를 위해 전용 전시장을 문 열고 현재 10여 개인 딜러망을 25개 이상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에쿠스 신차 발표회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밖에 최근 3000대의 구형 쏘나타 디젤 택시 공급계약을 체결한 싱가포르에는 올해 시장점유율 20% 달성(2009년 16.8%)을 위해 판매와 마케팅 등 관련 상황을 정기 점검하는 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아세안 현지 공장 세워야

현대차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완성차 대신 CKD와 DKD 형태로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최대 60%에 이르는 이들 지역의 높은 관세 때문이다.

아세안 지역은 자국자동차업체 보호와 해외 메이커의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수입 완성차에는 높은 관세를 부고하고 있다. 반면 반제품 조립차나 자국산 부품을 사용 비율이 높을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아세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요타의 경우 태국(55만대), 인도네시아(34만대), 말레이시아(5만대) 등 주요 국가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으며 혼다와 닛산 등도 각각 30만대와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2014년까지 1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신규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베트남에도 스코다 브랜드를 통해 CKD 공장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드도 1000만달러를 들여 베트남에 CKD 공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장기적으로는 아세안 시장에 생산 공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아세안 시장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워낙 강해 시장공략이 만만치 않은 지역인 것은 맞지만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부품조달과 물류비용을 감안하면 태국을 생산 거점으로 꼽을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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