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오세훈 캠프, 숨막혔던 15시간 '막전막후'

머니투데이 뉴시스  | 2010.06.03 13:36
역전, 재역전을 반복한 피말리는 승부에서 결국 '승리'의 월계관을 쓴 사람은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였다.

당초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 결과에서의 꾸준한 우위를 바탕으로 낙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2일 투표 종료시점을 기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오 후보의 캠프에는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고, 캠프 관계자들은 투표 종료 15시간이 지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출구조사에 '당혹'…초반 개표결과는 '안심'

오후 6시.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오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47.4%로 한명숙 민주당 후보(47.2%)에 비해 0.2%p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대감에 들떠 개표방송을 시청하던 장광근 총괄본부장과 조윤선 대변인 등을 비롯한 오 후보 캠프 관계자들과 지지자 100여 명은 모두 일순간에 얼어 붙었다. "믿을 수가 없다", "너무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죽은 귀신이 산 사람을 잡아가지는 못한다"며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지켜보자"고 주변을 독려했다. 캠프에는 한동안 적막감이 감돌았다.

◇역전 허용, 그리고 피말리는 시간의 연속

오 후보 캠프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한 때는 투표 마감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8시40분. 개표가 0.1% 진행된 가운데 오 후보가 한 후보의 12.6%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부터였다. 지지자들은 "이겼다"를 연발하며 "역시 오세훈"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안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후 9시40분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0.48%p 차이로 선두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한 후보의 리드는 7시간 가량 계속됐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득표율 탓에 오 후보 캠프에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시간이 계속됐다.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 들러, 당 지도부를 만난 뒤 캠프를 방문할 예정이던 오 후보는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종로구 혜화동 공관에서 개표 방송을 시청했다.

3일 오전 1시께가 돼서야 캠프를 찾은 오 후보는 "지금까지 (개표)결과를 보면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며 "민심의 무서움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의 얼굴은 굳게 경직돼 있었다.

◇새벽 3시, 재반전 소식에 '환희'


반전의 분위기가 감지된 새벽 3시. 오 후보와 한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0.1%p 미만으로 좁혀지자 지지자들이 하나 둘씩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철수할 때가 아직 아니라니까. 다시 캠프로 집결하라고 연락하세요"

지지자들은 "오세훈은 전설이다", "절대 지지 않아" 등 새로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속속 캠프로 들어왔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드디어 오 후보의 득표율이 한 후보를 추월하자 60여 명의 지지자들은 한 목소리로 오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서초·강남·송파구의 개표가 다소 늦게 진행된 감이 있었다"며 "개표가 거듭될수록 우리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고 밝혔다.

◇"상처 뿐인 승리"…"겸허하게 시정 임할 것"

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시각은 투표종료 15시간이 지난 3일 오전 8시25분. 막판까지 '초박빙'의 승부가 계속된 탓에 99.6%의 개표가 마무리된 후에야 당락이 결정됐다.

그는 "앞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시정을 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며 자신을 믿어준 지지자들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다.

"결과는 승리였다. 그러나 상처 뿐인 승리였다"

환한 미소를 보내던 그는 어느새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지금의 심정은 장수(將帥)를 잃어버린 대표 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당선자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인 3일 오전 9시께 선거운동의 여독을 풀 새도 없이 곧장 시청 집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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