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與=참패, 野=부활' 공식 이어가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6.03 00:54

수도권 '2곳' 승리 힘들어...'압승' 기대 '물거품'에 허탈

# 역대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었다. 집권 중반기나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여서 야당의 '견제론'과 '심판론'이 예외없이 통했다.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가 꼭 그랬다. 한나라당은 2002년엔 광역단체장 11곳, 2006년엔 12곳을 쓸어 담았다. 여당이었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선 고개를 떨궈야 했다.

# "역대 선거는 '여당 참패, 야당 전승'이었지만 이번에는 기존 패턴을 깨는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 선거 전략통인 정두언 스마트전략기획위원장이 6.2 지방선거 공식 선거전이 본격화된 지난 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당시 정 위원장은 지방선거 승리를 공언하진 않았지만 자신감에 찬 발언을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높아 옛 지방선거가 치러질 즈음의 정국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 첫째 이유로 꼽았다. '천안함' 이슈와 북풍 논란에 대한 야권의 대응도 문제삼았다. '운동권 정당'의 틀을 벗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여권이 선거를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안보정국'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북한을 감싸는 듯한 당의 대응도 잘못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 2일 오후 6시 지방선거 투표가 마감된 결과, 한나라당의 기대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투표 전날까지만 해도 '압승' 기대에 들떴지만 결과는 사실상 '참패'라 할 만하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선 중간 개표 결과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뒤지고 있다. '초박빙' 승부지만 한나라당에선 "진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경기에서도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의 '낙승'을 기대했지만 '박빙' 승부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패배'를 인정했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이기는 것"(1일 정병국 사무총장)이라고 했던 만큼 '참패'다.

# 수도권에서 밑으로 내려가면 더 참담하다. 충북에선 정우택 한나라당 후보가 이시종 민주당 후보에 밀리고 있고, 충남에선 박해춘 후보가 3위로 쳐졌다. 안희정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점쳐진다. '텃밭'인 경남마저 위태롭다.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가 김두관 무소속 후보에 뒤쳐져 있다. 이계진 후보의 승리를 기대했던 강원에서도 이광재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축배를 너무 일찍 들었다"며 "선거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다"고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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