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결과에 당혹스런 與…반색하는 野

머니투데이 김선주,조철희 기자 | 2010.06.02 21:20

(상보)6·2지방선거 출구조사 與野 반응 엇갈려

6·2지방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2일 오후 6시 정각. 여의도 한나라당사는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낙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지역이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자 주요 당직자들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었다.

당직자들은 전화기를 붙들고 개표 현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지도부의 얼굴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우리가 너무 낙관했던 것 아니냐"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한마디로 좌불안석이었다. 진땀을 흘리며 연신 왔다 갔다 하는 당직자도 있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정몽준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유력 후보들의 캠프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낙승을 예상했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느긋하게 오후 8시 쯤 방문하려던 캠프에 예정보다 일찍 나타났다.

캠프 관계자들은 오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울고 웃었다. 곳곳에서 초조함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출구조사 결과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0.2%p 차이였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의 캠프는 그나마 차분한 분위기였다. 김 후보가 앞서 나갈 때에는 큰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의 캠프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기 때문.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상 밖 선전에 잔뜩 고무됐다. 당초 서울·경기 지역은 거의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수도권에서는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에게만 기대를 걸고 있었다.

경합 지역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승리하면 전반적인 승리로 규정하고 자축하려 했다.

민주당의 맥 빠진 분위기는 출구조사가 발표되면서 반전됐다. 한명숙 후보의 막판 뒤집기가 점쳐졌다.


장상·한광옥 중앙선대위원장, 이미경 사무총장, 우상호 대변인 등 영등포 당사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주요 당직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직자들은 연신 "한명숙!" "안희정!"을 연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놀란 표정도 잠시, "숨은 표가 나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6%p로 앞선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 6.6%p로 앞선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6.8%p로 선두를 지킨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에 박수 소리와 환호성은 한층 커졌다.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도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축제 분위기는 고조됐다.

출구조사 결과만 유지되면 접전 지역으로 꼽히던 인천·강원·충남·경남에서 모두 한나라당에 승리하기 때문이다. 서울·경기 지역도 승패를 떠나 의미 있는 지지율이 보장된 터였다.

유시민 후보는 같은 시각 경기도 수원에 있는 캠프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4.2%p 차이로 지고 있었지만 "야당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승리를 확신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세균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8시 쯤 환환 미소를 띄며 영등포 당사에 도착했다.

당초 나란히 생방송에 출연하기로 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측이 "상황이 안 좋으니 안 하겠다"고 하면서 출연이 불발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정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조금 더 봐야지 지금 성급하게 말하긴 그렇다"면서도 "민심이 천심"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심판을 피하려고 갖은 술수를 썼지만 통하지 않았다"며 "전국적으로 우리가 열세이던 지역에서도 우세한 곳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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