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쾌거' 김두관 돌풍 거셌다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 2010.06.03 04:30
경남도지사 삼수 만에 이룬 쾌거였다. 무소속 출마한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김 당선자는 2일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를 제압했다.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명박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꺾은 것이다.

'영남=한나라당' 공식을 깬 것도 의미를 부여할 만한 대목이다. '장관 대(vs) 장관' 구도 외에 이 지역 판세는 '참여정부 vs 이명박정부' '노무현 vs 이명박' 대리전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친노(親盧)벨트의 한 축을 이룬 김 당선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념과 개혁적인 업무 스타일을 쏙 빼 닮아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한나라당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3선 제물이 됐다.

관선·민선을 아우르며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 경남도정을 이끈 터줏대감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4회 지방선거가 열린 2006년 여당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재도전했지만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을 보지 말고 인물을 보고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라 지역적 한계가 여전했다.

그러나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이장·군수를 거쳐 입각한 입지전적인 인물인데다 같은 지역에 세 번 도전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PK(부산·경남) 민심이 요동친 점도 '노무현 향수'를 자극했다. '개혁 도정'을 외친 김 당선자가 승리한 이유 중 하나다.


일찌감치 강병기 민주노동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고 민주·국민참여·진보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야권 단일후보가 된 점도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지난 1월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김 당선자의 신승(辛勝) 요인 중 하나다.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이달곤 후보가 '친이(親李) vs 친이(親李)' 구도를 형성하면서 여권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정권 실세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을 각각 내세우며 지리한 설전을 벌였다.

잡음 끝에 이 전 사무총장이 사퇴하고 나서야 이 후보의 공천이 확정됐지만 여권 표 결집은 요원한 상태였다.

'김두관 vs 이달곤' 구도가 확정되자 혼전 양상이 거듭됐다. 두 사람은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박빙 승부는 선거 당일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여전했다. 김 당선자는 51.5%, 이 후보는 48.5%로 3.0%p 차이 접전이었다.

경남 도민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비판하며 '낙동강·남강 파수꾼'을 자처한 김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