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늘어날수록 유럽서 한국차 많이 팔릴 것"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6.03 09:15

[인터뷰]안드레아스 샤프라트 보쉬코리아 어플리케이션 연구소장

↑안드레아스 샤프라트 보쉬코리아 어플리케이션 연구소장

"교통체증이 심한 한국엔 디젤차가 제격인데 디젤엔진차를 사려고 중고차 시장에 가보니 한국산 디젤 세단은 찾기가 어렵네요."

안드레아스 샤프라트 보쉬코리아 어플리케이션 연구소장이 밝힌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보쉬코리아의 새 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는 1997년 디젤엔진 핵심부품인 연료분사장치(FIE)의 커먼레일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했다. 커먼레일 시스템은 최적의 조건에서 연료를 분사해 적은 연료로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최대 30%까지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다. 그동안 트럭이나 버스 등에 주로 이용되던 디젤엔진이 일반 승용차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쏘렌토R' 등에 탑재돼 성능을 인정받은 현대·기아차 디젤엔진인 R엔진에도 보쉬의 커먼레일 시스템이 장착됐다. 보쉬코리아 어플리케이션 연구소에서는 현재 100여명의 연구인력들이 현대·기아차와 GM대우, 타타대우상용차 등 완성차 회사들과 협력해 디젤엔진 시스템을 개발한다.

샤프라트 소장은 "서울의 경우 교통체증이 많고 대기환경도 나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비가 좋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 디젤엔진의 효용이 높을 것"이라며 "폭스바겐 '골프'의 경우 가솔린 엔진이 중심인 미국에서도 가솔린 모델보다 디젤모델이 더 잘 팔리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젤엔진차는 통상 가솔린차보다 15% 안팎 가격이 더 비싸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약점에 대해 그는 공기를 고압으로 압축해야 하는 디젤의 특성상 내구성이 중요한 만큼 소재비용이 추가돼 디젤차가 더 비싸지만 디젤차의 친환경성과 높은 연비를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도 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보쉬는 디젤엔진의 최강자라고 할 만큼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등 미래 차들에 대한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 SDI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설립하고 배터리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샤프라트 소장은 "20~30년 후에는 전기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디젤엔진만큼 친환경적인 차는 없다"면서 "몇 시간씩 충전해서 200Km밖에 못 달리는 차를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자동차 회사들의 디젤엔진 기술력은 글로벌 회사들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며 특히 연구원들의 열정은 최고라며 엄지손을 치켜들었다.

그는 "최근 한국고객사와 미팅이 있었는데 연구원들이 화이트보드에 직접 설계 도면을 그려가며 열정적인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봤다"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처럼 열띤 회의를 본 적이 없다"고 감탄했다.

샤프라트 소장의 목표는 한국에 보다 많은 디젤승용차가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한국 완성차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 그는 "한국산 디젤차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유럽시장에서 한국차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디젤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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