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中 선물시장, 韓에 기회 or 위협?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6.03 07:36
지난 4월16일 개장된 중국의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한 달 여 만에 일평균 거래량이 20만계약이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코스피200지수선물 시장 거래량의 80%를 육박하고 있다.

중국의 선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비슷한 시간대에 거래되는 인근 국가인 한국의 선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선물시장이 개인 투자자를 위주로 거래되고 있어 한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머지않아 기관과 외국인에 개방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 쪽에 쏠리면서 한국 선물시장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선물시장의 급성장이 아시아권 선물시장 파이의 확대로 이어져 국내 시장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처음 선물시장을 개장할 때만 해도 일 평균 10만계약을 넘어서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하루 30만계약 이상 평균적으로 이뤄질 만큼 놀랄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국내 선물시장에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선물시장에서 주요 거래대상은 98% 가량이 개인이다. 중국 내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 진입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이 기관 투자자들의 선물거래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금의 경우 총자산의 10% 이내에서 선물 매수포지션을 취할 수 있고, 20% 내에서 선물 매도포지션을 보유할 수 있는 등 투자 한도를 정해놓고 있다.

외국인 투자 역시 해외 적격기관 투자자로서 투자 한도를 획득한 투자자에 한해 할당받은 한도 내에서 선물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의 선물시장이 본격적으로 급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선물시장은 개인 위주로 거래되고 있는 데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주식거래에 있어서도 중국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선물시장의 진입장벽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점차 금융시장을 키우려는 의지가 있고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 올해 안에 외국인과 기관의 선물시장 참여가 허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급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의 선물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98%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가 제한된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이 금융시장을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최근 규제를 완화하는 형태로 가고 있어 빠르면 올해 안에 외국인과 기관의 선물시장 참여가 허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선물시장에 외국인과 기관의 참여가 허용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중국 선물시장을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연구위원은 예측했다. 그럴 경우 한국시장도 동반해서 커질 수 있고, 반대로 한국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마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선물시장은 기본 설계 자체가 트레이딩하기 좋도록 설계돼 있고 투기거래와 데이트레이딩도 허용돼 앞으로 선물시장에 다양한 매매기법이 많아질 수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전 균 연구위원은 "중국은 아직 옵션시장은 열리지 않아 옵션 연계 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여러 면에서 주가지수선물을 투자하는 데 제약이 있어 당장 한국과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지수 선물투자에 있어 한국보다 중국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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