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서비스(베니건스), 미디어(온미디어) 업종의 비주력 계열사를 과감히 버리고 제과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오리온의 선장. 하지만 담 회장의 꿈은 단지 제과로만 그치지 않을 듯하다.
"제과 이외의 신사업은 당분간 보류할 방침입니까?" 갑작스럽게 찾아간 기자의 질문에 담 회장은 "신사업도 생각하고 있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리온그룹은 주력사업인 해외 제과 자회사와 스포츠토토와 영화배급 및 투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 건설사인 메가마트를 제외하면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몸집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지난 5월 초 미디어플렉스가 막걸리 제조사인 참살이엘앤에프(참살이탁주)를 50억 원에 인수하면서(지분율 60%) 주류사업에 전격 진출했다. 미디어플렉스 주가는 인수 직후 이틀연속 상한가를 쳐 지금도 1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콘텐츠업체인 미디어플렉스가 수익변동성이 크다보니 현금흐름을 안정화하기 위해 막걸리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플렉스는 이날 메가박스와 함께 쓰던 도곡동 사무실을 정리하고 주변건물로 이사했다. 동시에 유정훈 미디어플렉스 대표가 참살이엘엔에프 공동대표를 맡았다. M&A 후 둥지까지 바꾸고 새 출발선 상에 서게 된 셈이다.
미디어플렉스는 베이징중관미가환락영성유한공사(Beijing Zhongguan MEGABOX Cinema)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사업을 매각했으나 2007년 한중합작법인을 설립해 베이징에만 2개관을 보유하고 있다.
담 회장이 올해 내건 화두는 혁신이다. 담 회장은 "짐승의 털을 뽑은 다음 껍질을 벗겨 햇빛에 말리는 고통이 혁(革)이고 도끼로 나무를 매섭게 패는 게 신(新)"이라며 "쉽게 적당히 해서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한다.
지난 2월 초 전국 영업소장들이 총집합한 자리에서 "끝장을 볼 각오가 돼있지 않으면 시작도 안 한다는 게 오리온의 철학이 돼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양구 선대 회장이 수많은 별자리 중 오리온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사냥하자'는 메시지에 있다는 게 담 회장의 지론이다. 오리온의 별자리는 사냥꾼이다. 형님 좋고 아우 좋은 조직은 죽은 조직이라는 것.
그는 "고집 부리지 않으면 혁신이 되지 않는다. 싸우고, 사냥하고, 낚시하는 DNA는 이미 우리 조직 안에 있다"며 "다른 것이 아름답다(Different is beautiful). 스스로 늙은이가 되지 말고 거부해라, 괴짜가 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담 회장은 프리미엄과자 마켓오의 성공에서 신제품의 방향성을 찾고 있다.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를 처음 시식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어메이징(amazing)'이었다고 한다. 모든 신제품엔 이렇게 놀랍고 남다른 면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오리온은 중국 제과시장에서 크래프트, 프리토웨이, 다농 등 다국적 식품회사를 누르고 껌 전문업체 위글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 및 상하이에서의 선전에 이어 광저우를 기반으로 남쪽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중국 지주회사인 팬오리온을 상장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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