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건설 마저…믿을 건설사가 없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5.30 15:05

[명동풍향계]건설사 어음 거래 중단…미입주 사례 증가로 건설사 재무구조 악화

건설업계에 대한 명동 사채시장의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주 비교적 재무상황이 건전한 것으로 알려졌던 성우종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성우건설은 사실상 흑자부도나 다를 바 없어, 사채업자들 사이에선 "믿을 건설사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성우건설과 현대시멘트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이 알려진 지난 28일. 명동 사채업자들은 양사와 관계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출 상황을 점검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채업자들은 이전까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등의 경우 채권단 발표 전 이상징후를 파악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성우건설 워크아웃 건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명동 관계자는 "명동 시장에선 현재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3개사 이외의 어음은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나머지 시공능력 10위권 내 업체들도 기업 신용평가에서 B등급이나 C등급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명동 시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견실한 중견업체로 알려진 시공능력 20위권 A사의 어음할인율은 월 3.5%에 이른다. 연리로 환산하면 대부업 최고 이자율(연 44%)에 육박하는 42%다. 이 정도 할인율은 명동 사채시장에서 사실상 거래를 거부한 거나 다름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분양에 이어 미입주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사채업자들이 건설사들에 돈을 풀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을 받아놓고서도 주택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전에 살던 집이 나가지 않아 입주를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정으로 은행 대출이 쉽지 않은 점도 미입주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다. 분양자가 입주를 하지 않으면 건설사들은 분양가의 약 30%에 이르는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채권은행에서 기업 신용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명동 시장에 증자 참여를 요청하는 건설업자들의 움직임도 크게 늘었다. 사채시장에선 신용평가나 연말 결산 등으로 자본확충이 다급한 기업에 증자 자금을 빌려주는 증자자금대출 영업이 활성화돼 있다. 대출기간은 통상 3일이다. 그러나 리스크 부담으로 최근 건설사들에 대한 증자자금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전언이다.

명동 관계자는 "예전에는 증자자금 1억원당 80만~15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았는데, 최근 금리는 1억원 당 280만원을 웃돌고 있다"면서 "부실 기업들의 눈속임식 증자에 대한 감독당국의 단속도 한층 강화된 터라 리스크 부담이 상당한 점도 금리가 크게 오른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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