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서서히 거둬들이고 있는데다 자금 수요도 크지 않은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5월 들어 20일까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1조2238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영업일이 6일 남았지만 현 추세를 감안하면 4월 증가액 2조원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9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증가액은 3조3000억 원 가량으로 부동산 경기과열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2006년 월평균 증가규모 2조8000억 원을 넘어선 규모였다.
하지만 규제 확대로 하반기 증가액이 줄며 2009년 월평균 증가액은 3조원을 나타냈다. 올 들어서는 1월 1조2596억 원, 2월 1조3237억 원으로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3월에는 이사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며 2조2000억 원으로 다소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4월은 이사철로 계절적 수요가 있지만, 금융규제와 주택경기 침체로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다"며 "신용대출이나 중기대출보다 금리가 훨씬 싼 만큼 생활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아 쓴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과열이 다소 진정됐던 2007년 월평균 증가액 8000억 원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 4월중 18개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646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달에도 20일까지 5218억 원 늘어났을 뿐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는 2월(10조19억 원)과 3월(7125억 원)에 이어 계속 둔화되는 추세다. 특히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을 한창 독려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여실히 확인된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분은 각각 13조431억 원과 15조3065억 원. 월 4조∼5조 원 가량 늘어난 것에 배해 올해 증가 규모는 10분의 1 정도 줄어든 셈이다.
일단 경기 회복과 맞물려 정부가 중소기업 관련 지원 정책을 정상화하기로 한 게 1차 이유로 꼽힌다. 아직 중소기업 대출 보증 비율을 95%까지 해 주고 있지만 신규 지원에 대해선 기존 수준으로 되돌린 게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시중의 자금 사정이 호전된 것도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를 줄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처럼 은행이 대출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상황이 호전돼 중기 대출 증가세가 줄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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