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내달 현대차 제치고 내수 1위 등극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5.28 07:33

현대차 국내 영업본부장 "점유율 38% 추락"…새 아반떼 출시전까지 기아차 1위 할 듯


기아자동차가 다음 달이면 신차 'K5'와 '스포티지R'을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1위 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다. 기아차가 내수에서 현대차를 앞지르는 것은 1998년 12월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1~20일까지 2만5594대를 판매해 전월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8%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34.9%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등공신은 지난달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R'. 20일 만에 스포티치R은 4012대가 판매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달 말에는 6000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4626대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2만8034대를 판매해 전월 같은 기간보다 단 11대만 늘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38.2%에 그쳐 기아차와의 내수 점유율 격차가 3.3% 포인트까지 줄었다.

올 들어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50.1%에서 2월 46%로 떨어지더니 지난달엔 44.9%에 그쳐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기아차는 작년 말부터 K7과 스포티지R등 신차들을 쏟아내며 1월 28.5%에서 지난달엔 31.3%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통상 차량 판매가 매월 마지막 10일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이달에도 40% 이상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가 기아차에 비해 대리점과 영업사원이 많기 때문에 내수 1위 수성이 유력해 보인다.

실제 지난달 20일 판매대수는 현대차 2만8023대, 기아차 2만1185대로 판매량 차이가 6800여대에 불과했지만 30일 동안 전체 판매 대수에서는 현대차 5만5339대, 기아차 3만8513대로 1만5000대 이상의 차이가 났다.


하지만 6월에는 상황이 다르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K5가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때문. K5는 사전 계약대수가 2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K5 출시가 본격화되는 6월에는 기아차가 내수시장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의 새 중형세단 'K5'


기아차가 내수 시장 1위까지 넘 볼 정도로 성장한 것은 '정의선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으로 재직 당시 '디자인 기아'를 모토로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진두지휘했다.

특히 K시리즈를 강력히 추진하며 K7과 K5의 개발상황을 매달 보고 받으며 연구부문별 갈등까지 직접 나서 조율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무난한 모델'을 지양하고 K시리즈에 기아차만의 특색을 담기 위해 해당 부서에 힘을 확실히 실어줬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무서운 추격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영동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판매위원회 노사협의회 자리서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38%까지 추락하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노사 모두가 힘을 합쳐 판매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기아차 대리점 관계자는 "인근 현대차 대리점과 교환한 판매실적을 보니 우리(기아차)보다 현대차가 2대 더 많이 판 것으로 돼 있었다"면서 "생산만 뒷받침되면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가 출시되는 8월까지 기아차가 내수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