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7, '北風 공방' 속 남은 변수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5.26 16:05
6.2 지방선거가 꼭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도 반환점을 돌아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2012년 대선과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다.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여당의 '정권안정론'이 맞부딪히는 선거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사고가 북한의 소행이란 공식 조사결과 발표가 나오면서 선거 지각판 전체가 뒤틀렸다. '안보'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북풍'(北風) 논란이 선거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연일 '안보정당론'을 강조하며 보수층과 부동층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여권이 의도적으로 '북풍'을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정권심판론'을 띄우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與野, 연일 '북풍' 공방전= 여야는 26일에도 천안함발(發) 북풍 공방을 계속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되었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의 결과로 증명됐다"며 "북한은 하루속히 우리 민족과 전 세계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위기 앞에서 대통령이 취하는 일련의 조치를 '안보장사', '선거방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거용 북풍'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여야 대표가 조속히 만나 '대북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도 거듭 요구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전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권의 이익을 위해 나라와 국민을 망치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천안함 희생 장병을 선거에 이용하는 비겁한 술책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공했다.


시민사회단체와 5개 야당도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정부여당에 천안함 선거 악용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천안함 사고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정부에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남북간 군사대결로 치달을 수 있는 대북 제재와 군사조치를 철회하라고도 했다.

◇D-7, 남은 변수는= 현재까지의 선거 판세는 여권에 유리한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안보심리 강화로 인한 '여당 프리미엄' 덕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즈음해 민주당 등이 내심 바랐던 '노풍'(盧風)도 북풍 앞에서 잔바람에 그쳤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접전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여당 후보들이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널려 있다. 우선 '북풍'이 선거 당일 표심에 직접 영향을 미칠 지가 관건이다. 이완돼 있던 보수층 결집이 표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위기감을 느낀 진보 유권자들이 야권 단일 후보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 함정'도 주목해서 봐야 할 관심 요소다.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전문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 비슷해 '신뢰성'을 높이지만 응답률이 낮고 무응답층이 많다는 점이 문제다. 선거 전 표심과 당일 결과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27일 이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만큼 선거전 종반의 표심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선거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네거티브·흑색선전'의 위력이 재연될 지도 관심사다. 여야 각 후보들은 선거전이 막바지로 흐르면서 상대 후보를 향한 비방과 폭로전에 올인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옛 '성접대 의혹' 제기와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민주당의 '땅 관련 의혹' 이슈화가 대표적이다.

여야 각 당은 '입조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말실수'로 선거 구도가 한 번에 뒤흔들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과거 선거를 보면 뜻하지 않은 '실언'으로 전세가 역전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선거 당일까지 언행에 신중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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