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건설사 구조조정 대비 체력다지기 몰입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5.31 08:25
저축은행 업계가 체력 다지기에 들어갔다. 다음달 지방선거 이후 부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것에 대비해서다. 저축은행들은 속속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력을 키우며 자산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은 다음달 중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부산저축은행은 300억원이 넘는 액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토마토저축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을 동시 추진하고 있어 아직 정확한 증자 규모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대다수 대형저축은행들은 이미 자본확충을 완료했다. 지난 3월에는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이, 4월에는 제일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W저축은행 등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부분 유상증자도 병행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부도를 내는 건설사들이 속출한 점이 저축은행들의 선제적 자본확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형 저축은행 임원은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병행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도 있었지만 업계 자체적으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에 체력을 다질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비, 상반기 내 체력을 비축해 놓기로 경영진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은행들은 오는 6월 말까지 기업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신용평가에서 고객 건설사가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나 퇴출 대상인 D등급을 받는 저축은행들이 받을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2009년 말 기준으로 총 82조4000억원. 이중 11조8000억원을 저축은행들이 갖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모두 8000억원의 PF대출을 늘리는 등 최근까지 신규 PF대출을 취급해온 터라 건설업계에 대한 대출규모(익스포져)가 확대됐다.

일례로 최근 워크아웃 추진설이 돌고 있는 N사에 15여개 저축은행들이 대출해준 액수는 약 415억원에 달한다. N사가 실제로 워크아웃에 진입할 경우 해당 저축은행들은 요주의등급에 해당하는 충당금을 적립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남양건설에도 △ㅍ저축은행 외 4곳 310억원 △ㅈ저축은행 외 3곳 169억원 △ㅈ저축은행 115억원 △ㅍ저축은행 80억원 △ㄱ저축은행 50억원 등의 PF대출금이 묶여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강화된 PF 대출 관련 충당금 적립 규정에 따라 올 연말까지 충당금 규모를 대폭 늘려야하는데다 건설사 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쳐 적자를 기록하는 저축은행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해 체력을 비축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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