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긴장 뉴욕반응 "유럽 불안에 더한 타이밍 나쁜 악재"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2010.05.26 09:58

금융사 자금조달에 악영향.."달러리보 1% 간다" 시각도

25일(현지시간)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금융시장 변수로 본격 부상했다. 한국물 신용 디폴트 스왑(CDS)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한국계 금융사 자금조달에도 압박이 느껴졌다.

이 가운데 월가는 전쟁은 아니라도 남북긴장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오래가고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뉴욕주에 있는 한 아시아계 투자회사 CEO는 특파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주류 악재는 유럽위기지만 북한문제가 글로벌시장 약세를 부채질하는 촉매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 관련 뉴스가 나온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유럽위기 등으로 시장이 좋지 않은 뉴스를 찾던 중에 불거져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발사, 핵 실험 등 북한의 도발은 늘 있어왔던 것이나 이번은 차원이 다른 면이 있다"며 "북한이 저질렀다고 판단한 행위에 대해 남한 정부가 전략적으로 강경대응하고 북한이 반발하는 이슈여서 문제의 전개양상이 복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상 어느 쪽이건 전쟁을 감수하기는 힘든 만큼 월가에서도 전쟁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는 배제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북한이 계속 코너에 몰릴 경우 의외의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증시와 관련 "코스피가 많이 떨어지고 환율이 오른 것은 북한 문제 뿐아니라 수급이 꼬인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사들이 달러차입을 많이 했고 개인 신용거래 비중도 국제수준에 비춰 높았는데 상황이 달라지자 한꺼번에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가격 낙폭이 깊어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반도 긴장은 금융사 자금조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국산업은행 뉴욕지점 한 자금관계자는 "그간 유럽위기로 자금사정이 빠듯해졌는데 오늘 한반도 리스크까지 추가로 반영되며 금리프리미엄을 0.05%포인트 가량 더주고 3개월 ~6개월 기업어음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은 있지만 투자자들이 금리가 상승할 것을 의식해 투자를 뒤로 미루고 있다"며 "오늘 발행한 금액도 원래 제시한 것에 많이 못미쳤다" 과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 체이스 등 거래하는 중개데스크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3개월 달러리보가 1%까지 상승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3개월물 달러리보는 0.5336%로 10개월래 최고치로 높아졌다. 6개월 리보는 0.7%를 넘었다.

환율 상승 부담과 한국 컨트리 리스크가 커지며 미국 투자자의 한국 주식팔자가 가속되는 분위기도 느껴지고 있다.

김기태 삼성증권 뉴욕현지 법인장은 "미국시장이 좋지 않으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을 팔게 돼 있다" 며 "한반도긴장 고조로 원/달러환율이 오르고 국가위험이 부각되며 한국주식을 팔자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증권 뉴욕지점은 한국 주식거래를 현지에서 중개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