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50원으로 폭등, 9개월來 최고치

머니투데이 송정훈 박재범 기자 | 2010.05.25 18:23
환율이 1250원대로 폭등하며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탓이다. 시장은 물론 정부에서도 환율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5원 급등한 1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25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8월19일(1255.8원) 이후 처음이다. 하루 상승폭은 지난해 3월 30일 43.5원 이후 최대다.

환율은 오전 북한의 전투준비태세 돌입 소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강하게 상승 압력을 받았다. 스페인의 저축은행에 대한 국유화 조치까지 맞물려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장중 원화 투매현상 조짐마저 보이며 달러 강세에 힘을 실어줬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44.1포인트 떨어진 1560.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오후들어 주식 매도가 늘면서 58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정부가 오전 구두 개입에 이어 실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을 방어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 막판 환율은 1270원대로 오른 뒤 20원 이상 떨어졌다.

정부는 오전 환율이 장중 1272.0원까지 폭등하자 "쏠림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가라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발 재정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어떤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이미 커다란 짐이 됐다. 게다가 단시간 내 진정될 이슈가 아니다. 이른바 '장기 악재'다. 여기에 북한이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쳤다.

대형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하며 1250원을 돌파한 뒤 원화 투매 현상 조짐까지 보이며 급등세를 보였다"며 "유럽국가들도 좀 더 구체적으로 재정 위기 후속 대책들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 줘야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국도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유럽발 재정위기+북한 리스크'는 이미 나온 악재인 만큼 문제는 '상승폭'이다.

구두 개입 등 당국의 개입 의지까지 나온 상황이지만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될지 미지수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변동성이 큰 서울 외환시장의 특성상 위험 요인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이 조심스레 역외 선물환 규제를 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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