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정부는 급격한 외환 유출입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선물환 거래를 못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25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 때 전일 대비 70원 이상 폭등한 것과 관련, "달러 강세를 노린 역외에서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최근 환율 급등에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역외에서의 선물환 환율과 서울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환율이 보통 같은 방향성을 갖기는 하지만 최근엔 그 상관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외환시장의 개장 시 원/달러 환율은 1224.0원으로 전날 밤 뉴욕 NDF 시장에서 최종 호가된 가격과 일치했다. 이전 21일 뉴욕에서 NDF 최종호가가 1212.0원였던 데 이어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2.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역외 환율이 현물 시장의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현물시장의 종가가 다시 역외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장중엔 싱가포르와 홍콩 등지에서의 매수가, 장 마감 이후엔 뉴욕과 런던 등에서의 거래가 연쇄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원/달러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역외세력은 이처럼 시차를 두고 장중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동시에 환 헤지 과정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컨대 외국계 A은행이 국내 지점인 a로부터 NDF를 매수했을 경우, a는 서울외환시장에서 같은 규모의 현물 달러를 매수, 환위험을 헤징한다. 즉 역외세력이 달러 강세(원화 약세)에 배팅을 하고 선물환을 대거 매수할 경우, 서울외환시장에서 같은 규모의 달러 매수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 대형은행의 외환딜러는 "은행들이 포지션을 서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거래는 파악할 수 없지만 NDF 거래에 따른 달러 매수가 상당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달러 수급 상황이 원/달러 환율이 역외세력의 움직임에 민감히 반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른 외환딜러는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황이라, 달러 공급이 뒷바침이 안되는 상황에서 달러 매수세가 몰릴 경우 상승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역외 투기세력에 의한 환율 급변동을 막기 위해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 이상 선물환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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