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 상해종합지수에 주목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이사 | 2010.05.25 10:15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18세기 최대 경제대국이 중국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견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역사적 경제통계 연구에 몰두한 경제학자 앵거스 메디슨에 의해 사실로 입증됐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경제대국의 지위는 서서히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으로 이동했고, 20세기 들어서는 비약적인 생산력 발전에 힘입어 미국이 그 지위를 이어받았다.

이렇게 서진(西進)을 거듭하던 경제패권이 21세기 들어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0여년 만에 중국이 재부상하는 것이다.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립한 짐 로저스가 두 딸에게 중국어를 배울 기회를 주기 위해 싱가포르로 거주지를 이전했다는 일화는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뉴밀레니엄 시대 개막과 함께 찾아온 중국의 부상은 세계경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생산함수에 가해진 충격이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했는데 이들이 실질적인 자본주의권에 편입됨으로써 글로벌 경제의 노동공급이 획기적으로 증가했고 이후 학습효과로 생산성 개선 역시 가속화됐다. 그 결과 글로벌 경제는 2000년대 중반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물가를 향유할 수 있었다. 낮은 생산비용을 바탕으로 중국이 전세계에 값싼 물건을 공급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중국이 이제 공급자 역할을 넘어 세계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수요자로 등장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2009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국으로 부상했으며 각종 원자재에서 값비싼 명품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소비활동을 전개함으로써 21세기 자본주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아직 절대적 규모에서는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의 기여도에 있어서는 다른 어느 국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이미 압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경제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빠른 시간 내에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은 바 크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경제의 내수 수요가 크게 기여한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에 성장의 또다른 축이 형성됨으로써 경기변동에 있어 새로운 담보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에게 중국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선행지표로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상하이종합지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의 화복 가능성을 가장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2009년 초의 조정기에 전세계 지수 중 유일하게 120일선을 지켜냈다). 최근 중국에서는 물가 상승과 부동산 과열 조짐으로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그리스 사태 외에 중국의 정책기조 변화를 주가조정의 중요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미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0월 정점 이후 둔화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상하이종합지수는 그보다 2개월 앞선 8월에 이미 고점을 형성했으며 한국의 KOSPI도 9월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복시기에 그랬듯이 조정국면에서도 상하이종합지수는 가장 선행하는 지표였던 것이다.

시장의 앞날을 예측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하이종합지수의 향방에 주목해 보자. 뉴밀레니엄 시대에 본격화는 차이나 스토리에 근거해볼 때 동 지표의 예측력이 전혀 허황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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