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0.4원 급등한 1214.5원, 8개월來 최고치 왜?

머니투데이 김창익 송정훈 기자 | 2010.05.24 17:56
환율이 20여일만에 110원이나 급등하며 8개월만에 1210대로 올라섰다. 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 다만 국내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인 지난 20일보다 20.4원 오른 1214.5원에 마감했다. 연저점(1104.1원, 4월26일)보다 110.4원 오른 것으로 지난해 9월15일 1218.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 19일부터 3거래일 동안 무려 67.9원이나 오를 정도로 상승속도가 가파르다.

환율은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와 천안함 침몰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국내외 악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이는 곧바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로 이어졌다.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했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75포인트(0.30%) 상승한 1604.93으로 거래를 마쳤고 외국인은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2조5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각에 변함이 없다. 환율 급등세가 국내외 쇼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얘기다. 수급측면에서 국내 경기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행진 등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게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민정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유럽의 재정 위기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경기회복세나 경상수지 흑자, 국내 증시 반등 등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유럽의 재정 위기가 해소되면 환율이 다시 하락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서면서 외환 당국이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등이 유입되면서 환율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은행 한 외환딜러는 "대외 경제 여건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시장의 개입 경계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월말을 맞아 네고 물량과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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