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적금 깨 결제하는 기업도 나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5.24 16:03

결제일 닥친 수입업체 '비상'

환율이 1214.5원으로 마감한 24일은 수입업체들의 애간장을 녹인 끔찍한 하루였다. 이날 환율은 7개월 만에 장중 1200원대를 돌파하며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결제일이 도래한 수입업체들은 분 단위로 영업점에 문의전화를 하며 눈치작전을 펼쳐야했다. 수입업체들이 주로 많이 거래하는 A은행 부산 사상기업금융지점은 이날 오전부터 환율이 1200원 선을 돌파하자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 지점의 환율담당 직원은 "이날 오전부터 영업점에 5분 단위로 전화를 해 환율 상황을 주시하는 업체들로 정신이 없었다"며 "대략적으로 안정화되는 추세에 있었지만 불안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영세한 수입업체의 경우 적금을 깨는 사례도 나왔다. 이 직원은 "환율에 대한 대비를 보통 한 달 전부터 하는데 요즘처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일 경우 기업입장에서는 급전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적금을 해지해 결제하는 상황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선물환으로 환율 상승에 대한 헤지를 해 두지 못한 수입업체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외환은행 무역센터지점 박기영 외환담당 차장은 "'이렇게 오를 줄 알았으면 선물환을 해 뒀을 것'이라며 후회하는 수입업체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입업체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치가 떨어져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모 시중은행 기업금융지점 직원은 "요즘 환율이 널을 뛰어서 밤에 잠이 제대로 안 올 지경이라고 호소하는 고객들이 태반"이라며 "수입업체들이 유동성 문제를 호소해도 은행에서 능동적으로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반면 수출업체의 경우 환율이 오르자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매도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들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기 위해 은행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B은행 명동영업부 환율담당 직원은 "실수요 목적을 제외하고는 달러를 사려는 고객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갖고 있던 달러를 팔기 위한 경우였다"며 "유학생의 경우에도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려는 움직임이 짙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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