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머투 기자가 이런말 해요?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0.05.20 16:37
20일 장 마감 40분 전.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와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발표로 시장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코스닥 상장종목인 우성I&C 주가는 갑자기 상한가 근처까지 치솟았다.

특별히 주가를 움직일 만한 이유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조금 지나 취재원으로부터 메신저가 날아들었다.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머니투데이 기자를 사칭한 이용자가 이 종목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확인해보니 "우성I&C가 모 업체에 인수될 것이며 회사가 오후 4시에 이 사실을 공시할 것"이라는 내용이 유포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퍼뜨린 개인은 주식동호회 대화방에서 머니투데이의 약자인 'mt'가 들어간 'mtnews5'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스스로를 '머니투데이 기자'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이 개인은 '상한가 들어갔습니다. 물량 없어요, 매수 서두르세요'라며 주가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화에 참여한 다른 회원들은 '기자가 설마 이런 말을?'하며 의심하기도 했지만 일부 회원들은 '왜 나한테는 쪽지(정보)를 보내주지 않느냐?'며 장단을 맞췄다.


종목(기업)과 관련된 내용 뿐만이 아니다. 사흘전인 17일에도 'mtnews'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을 확정했다'는 내용의 글을 메신저를 통해 유포시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단순한 '장난'이라고 보기에는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에 이같은 상황을 기사화했다.
주가 급등락으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이 실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데다 더 이상 방치했다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언론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모방행위가 확산돼 시장 전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에도 타격이 가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이같은 '범죄'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게 머니투데이 기자들의 생각이다.

시장이 불안하면 조그만 '재료'에도 증시가 요동친다. 시장영향력이 큰 기사를 실시간으로 쏟아내는 머니투데이 기자들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진다.
'증시는 기자와 내부자 등이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의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조금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한다면 허황된 루머에 휘둘려 소중한 재산을 날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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