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가지 중국요리,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황정희 다이어리알 기자 | 2010.05.29 11:11

[머니위크]다이어리알 추천 맛집/청담동 시안

청담동을 순전히 미식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다양한 미식문화를 선도하는 파인 다이닝급 레스토랑들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까탈스런 고객군과 함께 성장한 동네다. 1990년대 국내에 파인 다이닝(맛과 서비스가 모두 훌륭한 식사)이라는 용어를 정착시킨 곳도 청담동이다.

이런 미식동네 청담동에서 ‘시안(Xian)’은 너무도 친숙한 레스토랑이다. 1990년대 중반 ‘퓨전’이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청담동 레스토랑 상권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새로움을 찾는 고객군에게 퓨전이라는 콘셉트만으로 계속 다가설 수는 없는 법이다.

시안이 약 1년간의 침묵 끝에 지난해 8월 컨템포러리 차이니즈 키친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구관이 명관이라 했던가? 어떤 모습으로 변신했을지, 새롭게 단장한 시안을 뒤늦게 찾았다.

양쪽으로 촛불이 켜져 있는 웅장한 느낌의 회색 계단을 한층 올라가면 시안의 새 모습이 나타난다. 높은 층고와 더불어 한쪽 벽에 시원하게 흐르고 있는 물줄기가 돋보인다. 2층 홀에는 테이블석은 물론 야외 테라스석이 있어 웅장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함께 한다. 3층으로 이어지는 공간에는 다양한 룸이 배치돼 경쾌한 느낌과 프라이빗한 느낌이 공존한다.


다양한 느낌이 공존하는 것은 메뉴 리스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모두 130가지가 넘는다. 주방을 총괄하는 지홍초 셰프가 제안하는 시안의 중식은 정통 중국요리부터 홍콩식 황제요리, 중식 타파스요리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한국의 여느 중식당처럼 자장면(6000원)이나 울면(6500원)류의 식사메뉴들도 있지만, 돼지귀로 만든 샐러드인 쭈얼반향채(1만5000원)나 후난식 족발(2만6000원) 같이 중국 현지에서나 접할 수 있는 공력 있는 메뉴들도 제법 포진해 있다. 메뉴가 너무 많아 주문할 때 고민이 되겠지만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첫방문이라면 여럿이 와서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식사 메뉴에 메인 요리 몇가지를 곁들이는 방식을 권할 만하다. 이때 재빨리 튀겨낸 닭을 샐러리와 함께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 내는 매운 고추와 닭날개(2만6000원)나 수조에서 바로 꺼낸 우럭을 찐 다음 직접 만든 미극장 소스를 곁들여 내는 활우럭미극장찜(100g당 6000원)은 빼놓지 말아야 할 인기메뉴다. 특히 ‘매운 고추와 닭날개’는 바삭한 닭껍질에 배어 있는 양념맛에 끊임 없이 젓가락이 간다. 술 생각이 절로 나는 메뉴로 주당들은 기억해둘 만하다.

비즈니스 다이닝이라면 코스 메뉴를 권한다. 점심시간 1만~3만원대의 실속 있는 코스도 있지만, 9가지 코스로 진행되는 시안 스페셜(7만7000원)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라고. 코스에 와인 한 잔이 포함돼 있어 주류선택에 대한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통삭스핀찜 같은 황가요리도 나와 고급 접대가 필요한 비즈니스 모임에 적당하다.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자리라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변신한 시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매일 밤시간대의 모습이다. 저녁 9시가 넘으면 다이닝 바로 변신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DJ가 직접 디제잉하는 음악도 들을 수가 있다. 더군다나 금요일 밤 여성고객에게는 샴페인이 무제한 이라니, 2·3차 장소로도 활용해 볼만하다.

바뀌는 것은 분위기만이 아니다. 메뉴도 타파스 스타일로 심플하게 변신한다. 인기 있는 메뉴들을 중심으로 양을 조금 줄이고 가격도 대부분 99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인근 실내포장마차들의 안주가격대가 2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시쳇말로 꽤 ‘착한 가격’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맛’과 ‘멋’이라는 2가지 측면에다 합리적이라는 가격적 특성까지 충족 가능한 셈이다.

위치 : 청담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방향 엠넷빌딩 끼고 우회전 후 첫번째 작은 사거리 좌회전, 오른편 단독 건물.

영업시간 : 오전 11:30~ 오후 3:00 오후 6:00~ 새벽 2:00

연락처 : 02-54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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