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외환銀, 30년 관계 끊어질까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5.19 11:28

현대 주채권은행도 금융당국도 모두 '당혹'

대기업과 주채권은행 간 초유의 신경전이 벌어져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에 선정되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

현대그룹은 18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선정에 관한 입장'을 통해 "일단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된 것에 유감"이라며 외환은행에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현대상선이 빠른 시간 내에 외환은행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고객사와 해운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상선은 지난달 28일 매출 1조7555억 원, 영업이익 11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복세에 있는 와중에 주채권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해운산업의 경쟁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대그룹이 이같이 엄포를 놓자 금융권에서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을 변경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도 (변경에)동의해야 하고 주채권은행을 하겠다고 나서는 다른 은행도 나와야 되는 것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1979년,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은 1981년, 현대차는 1986년부터 외환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해왔다. 외환은행은 지금까지 현대그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으며 갈등 구조로 갈 이유가 하등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도 다소 난처한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래 특정기업의 채무구조개선약정에 대한 내용은 공시 대상이 아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또 "여신 관리 차원에서 재무구조를 평가해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 과도하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주채권은행 변경 가능성과 관련해선 "주채권은행을 변경하는 것은 은행업감독규정에 나와 있는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이지만 주채권은행과 기업 간 협의해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주채권은행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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