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이하 삼성생명·대한생명 "살까, 말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05.19 15:22
최근 상장한 삼성생명대한생명 주가가 나란히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속상할 노릇이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생보업계 1, 2위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삼성생명..수급개선 기미..10만원대 중후반 적정

삼성생명대한생명은 19일 전날보다 각각 500원, 190원 하락한 10만9500원과 80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인 11만원, 8200원을 밑도는 가격이다.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 12일 상장 후 줄곧 약세를 보였다. 12일 공모가인 11만원보다 9500원 높은 11만9500원에서 시초가가 정해졌으나, 이내 약세로 전환했다. 주가는 다음날 반등했으나 이내 매물홍수로 공모가 부근까지 밀렸고, 17일에는 결국 공모가 이하인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주가하락의 주범은 외국인투자자들이다. 이들에게는 상장 첫날 388만주를 파는 등 단기차익을 노린 매물을 쏟아냈다. 19일까지 이들이 순매도한 수량은 700만주 가량. 수요예측을 통해 배정받은 1777만주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주식을 판 셈이다.

긍정적인 측면은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은 17일 132만주를 순매도했고, 18일에는 26만주를 팔았으나, 이날은 8만주를 약간 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기관은 전날까지 162만주를 순매수했고, 이날도 소량(1만6000주)이나마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전날까지 504만주 이상을 샀다.

외국인 매도가 줄자 삼성생명 주가는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이다. 이날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삼성생명은 기준가인 11만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삼성생명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주가가 언제 오를 수 있냐는 점이다. 손실은 보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의 목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 가치가 없다.

증권가는 일단 삼성생명 적정가를 12만~13만원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아직 애널리스트들의 자신감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주가를 놓고 보면 현재보다 10~20% 가량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다른 업종이나 은행주들 목표주가를 30% 이상 높게 제시한다는 점과 차별된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생명의 주가탄력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삼성생명은 연말 실적개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삼성생명이 올해 6000억~7000억원 가량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삼성자동차 채권 관련 대손충당금 4000억원 가량 환입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주가와 무관하게 삼성생명의 내재가치가 높다는 얘기를 하는 이유다.

이는 삼성생명에서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 보다는 올 하반기를 보고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하다는 의미다.


◇대한생명, 단기수급 악화..주가약세 지속될 수 있어

대한생명도 19일 주가가 공모가인 8200원 이하인 8000원으로 떨어졌다.

일단 수급에서는 삼성생명보다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외국인이 매일 같이 100만주 이상을 순매도 하고 있으며,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기 보다는 매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4일 128만주를 순매수 했으나, 17일과 18일에는 각각 113만주, 186만주를 순매도 했다. 이날도 145만주 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은 14일 120만주를 팔았고 이후에도 하루 수십만주씩 순매도 하고 있다.

대한생명의 문제는 삼성생명처럼 연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고원가성 보험계약 비중이 적어지고 있어 내재가치(EV)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포인트가 될 만한 요인은 없다는 것이다.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은 지난 13일 장 마감후 올해 순이익 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나, 정작 다음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회사측 기대와 달리 눈길을 끌지 못한 결과다.

여기에 삼성생명처럼 인덱스 펀드 등 매수세 유입을 보장하는 장치가 없다. 좀 더 투자시점을 늦추는 게 좋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목할 것은 증권사들이 보험주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는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섹터에서는 다양한 분석기법을 활용하고 있으나, 보험 쪽에는 이렇다 할 분석을 내놓지 못했었다.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상장을 계기로 생명보험주들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초기단계라는 것이다. 최근 분석을 시작한 증권사들은 수급을 제외한 가치평가에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신승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생명보험사가 독자적으로 평가, 제시한 내재가치를 일관된 기준으로 재구성했을 때 삼성생명은 6.7%, 대한생명은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재가치는 기업이 장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을 현 시점의 가치로 할인한 것이다. 보험사 주가를 예측할 때는 내재가치 대비 주가비율(P/EV)을 많이 활용한다.

신 연구원은 "P/EV를 분석해보면 삼성생명은 1.29배에서 1.21배로, 대한생명은 1.05배에서 1.02배로 각각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