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중]월마트에 웃었지만 그리스에 발목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05.19 00:58

피치, 그리스 등급전망 '부정적' 유지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상승 출발했으나 주요 지수가 하락 반전,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앞서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뉴욕 시각 오전 11시50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52(0.05%) 하락한 1만620.31을 나타내고 있다. S&P500지수는 0.29% 하락한 1133.61을,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지수는 0.76% 내려 2336.35를 각각 기록 중이다.

장 초반엔 유럽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기업의 1분기 실적과 지난달 경제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가와 금속가격이 반등해 호재가 됐다.

하지만 1.24달러를 회복했던 유로화가 다시 하락하고 기술주가 출렁이면서 나스닥을 끌어내렸고 S&P도 초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에 다우지수만 위태롭게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또 그리스를

유럽연합(EU)은 그리스에 지원하기로 한 800억유로 가운데 145억유로를 이날 전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에서 그4리스 리스크가 한층 완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투심을 위축시켰다. 피치의 폴 로킨스 국가등급 평가팀 선임 디렉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2013년 이전에 그리스의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의 150%에 이를 것"이라며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의) 지원 패키지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지난달 9일 그리스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바로 윗 단계까지 2등급을 한꺼번에 강등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별도의 회견에서 그리스가 1~4월에 재정적자의 42%를 절감했으며 조만간 국제금융시장에서 정상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피치와 시각차를 나타냈다.

유럽 다른 나라들도 문제다. 올리 렌 유럽위원회(EC)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달 전까지 회원국 부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해 EU 회원국들의 재정상태가 결코 낙관적이지 않음을 시사했다.

◇실적-소매업 호조?

비디오콘텐츠 관련 기업을 인수하기로 한 시스코 시스템즈는 1.33% 내리고 있다. 이 밖에 나스닥에서 애플은 보합세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5% 빠지고 있다.

월마트는 하락장에서도 3% 오르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1분기에 88센트의 EPS를 기록했다. 예상치 85센트를 웃돈다. 순이익은 33억2000만달러, 전년 30억2000만달러(주당 77센트)보다 늘었다. 매출액은 998억5000만달러를 기록, 전망치인 984억4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실적이 개선됐지만 앞으로 전망은 불투명하다. 월마트는 미국 외 세계시장 매출이 8.9% 늘면서 미국시장 매출 감소분을 만회했다. 미국에서 문을 연지 1년이 안된 신규매장 매출은 1.4% 감소했다.

홈디포는 올해 1분기에 45센트의 주당순이익(EPS)을 거뒀다. 시장 전망치인 40센트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매출액은 168억6000만달러. 전망치 163억6000만달러를 5억달러 가량 웃돌았다. 홈디포는 실적 호조에도 1% 하락세다.

제약회사 화이자는 세계의 생산기지 10여곳을 2015년까지 폐쇄, 총 6000여개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했다. 화이자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미국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독일 영국 등지의 생산시설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뉴욕증시에서 보합세다.


금속가격과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알루미늄 기업 알코아는 0.9%, 엑손모빌은 0.4% 각각 상승세다.

◇지표-인플레 우려 덜어 저금리 유지 전망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0.1% 오를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상반되는 결과다. 전달 0.7% 오른 것과도 대비된다. 식료품과 연료 가격을 제외한 핵심(근원) PPI는 0.2% 올랐다.

이날 PPI 수준은 물가인상 압력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침체에서 회복된다고 해도 아직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스 레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깊은 침체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남겼다"며 "생산자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것은 장기간 초저금리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4월 주택착공호수는 전월보다 5.8% 증가한 67만2000채로 집계됐다. 지난 3월보다 5.8% 늘어난 결과이고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반면 4월 건축허가건수는 12% 감소한 60만6000건에 그치며 최근 6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나단 바실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주택회복세는 잘해봐야 무난한 수준일 것"이라며 "주택착공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건축허가 감소가 이를 상쇄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일단 주택지표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부동산개발기업 레나는 1.7% 올랐고
D.R.호튼도 0.3% 상승했다.

◇유가 반등, 달러 강세

이 시각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9엔 내린(엔 강세) 92.50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은 달러 대비 0.1% 강세다.

유로는 다시 1.24달러 아래로 추락, 달러/유로 환율은 1.235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화는 전날보다 0.34% 밀리고 있다.

유가는 반등했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경질유)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배럴 당 1.68달러, 2.40% 오른 71.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금 선물은 COMEX에서 온스 당 9.00달러 하락, 1219.1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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