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은 물류의 색, 녹색물류로 되살려야

머니투데이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 2010.05.19 08:13
고대 동양철학사상인 오행론에서는 세상을 이루는 성질을 목, 화, 토, 금, 수 다섯 가지로 나누고, 이 다섯 가지 성질의 상호작용과 변화로 세상의 이치를 설명했다.

녹색은 목(木)을 뜻하는 색이다. 목은 목극토(木克土)라 해서 토(土)를 이기며, 다시 토는 토극수(土克水)라 해서 물을 이긴다. 이렇게 보면 녹색은 땅(土)과 바다(水)를 사업장으로 하는 물류기업에 있어 가장 걸맞는 색이 아닌가 싶다.

최근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 역시 지난 1993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세계에서 47번째로 가입한 이래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에 대처하는데 노력해 왔다.

특히 지난달 14일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발효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의 시행이 예고되면서 기업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도 정부와 함께 그간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노력해왔다. 철도와 연안 해운 등 대규모 친환경 운송수단으로의 전환, 즉 모달시프트(Modal shift·수송수단이전)를 비롯해 LNG(액화천연가스) 화물차 시범운영, 경유 동력 크레인의 전기 전환 등이 그것이다. 또 보관, 철도와 육상운송의 입체적인 물류서비스가 가능한 거점별 복합물류터미널을 확대하고 전용직통열차(블록트레인)도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물류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실가스 감축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지난해 필자가 속한 기업에서도 구축하였고 이외에 몇몇 기업들 이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녹색물류 인증제도를 만들어 물류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세미나 등 의견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등 물류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도 세계적인 지구환경 보호 운동을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인식의 전환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물류기업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세계적 흐름에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 이제 사회적 책임은 지속 가능 기업의 기본 조건이 됐다.

'녹색물류'라는 큰 목표가 멀게 보인다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자. 자동차 엔진 공회전 최소화, 효율적인 동선에 의한 운행, 적재량 최적화 등 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실천하다 보면 결국 큰 목표에까지도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생존의 문제인 지구 환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기업에 더 많은 성원을 보내주어야 한다. 기업의 정책은 소비자의 반응을 반영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기업의 친환경 서비스나 제품을 애용하면 애용할수록 기업도 점차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친환경 정책을 시행할 것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다.

결국 우리 환경의 미래는 기업, 정부,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할 때 밝아질 수 있다. 어느 한 주체만이 노력한다고 해서 될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이다.

한편 전술한 오행론에서는 자연의 다섯 가지 요소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깨지면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최근 세계가 각종 이상 현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과거 산업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로 자연의 조화가 깨진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런 면에서 발전과 녹색은 일견 배치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목(녹색)은 초목이 잘 자라고 만물이 피어나는 기상이며 목생화(木生火) 즉 목은 왕성한 활동력을 나타내는 화를 낳고 있다. 녹색은 생명과 성장의 빛깔인 것이다. 그린물류를 통해 지구의 녹색을 되살리고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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