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소형 '가격역전', 집 넓힐 기회?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 2010.05.18 07:11

동작구 매매가, 중소형 3.3㎡ 1555만>중대형 1543만원


- 동작·동대문구 85㎡ 초과단지 수요자 '외면'
- 실수요자 매수문의 증가…거래는 아직 잠잠


최근 중소형 아파트(전용 60~85㎡ 이하)와 중대형 아파트(85㎡ 초과)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역전현상을 보이면서 넓은 집으로 '갈아타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크게 떨어진 중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값이 많이 하락한 지금이 큰 집으로 옮겨갈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3.3㎡당 매매가격. 동작구·동대문구·금천구·강북구에서 매매가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중대형 아파트, '굴욕'속 인기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가가 얼마나 빠졌는지 묻는 전화가 늘었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중대형 매매가 등을 물으며 이사 시기를 조율하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중대형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비싼 대출이자와 관리비 등을 이유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그 결과 매매가격이 중소형에 역전되는 현상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적용 이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 5조4610억원 줄었고 이중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의 시가총액 감소분은 3조1785억원에 달했다.

서울 동작구와 동대문구 등에서는 중소형 매매가(동작 3.3㎡당 1555만원, 동대문 1253만원)가 중대형(동작 1543만원, 동대문 1238만원)을 앞지르는 일도 발생했다. 보금자리주택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이 시장에 대거 공급되는데다 비싼 관리비와 대출이자 부담도 있어 그야말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수요자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금이 오히려 큰 집으로 옮겨갈 수 있는 적기가 아니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내집마련동호회 회원인 윤모씨는 "부동산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해두는 게 돈을 버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중대형으로 갈아타기 위해 대출 여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거래 '잠잠'…갈아타기 "심사숙고해야"
주요 중대형 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문의에 비해 실제 거래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아 수요자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자들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 여유자금이 생기고 거래도 할 수 있는데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분당 수내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야 갈아타기가 쉬워지지만 시장이 살아나면 중대형 아파트값도 오르게 돼 있어 수요자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이 중대형으로 갈아탈 적기이긴 하지만 무리해서 옮길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수석 부사장은 "전국 미분양주택의 절반 가량이 중대형인 만큼 무턱대고 큰 집으로 갈아타려 해선 안된다"며 "DTI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을 신중히 따져 실수요 위주로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도 "갈아타기에 좋은 시기임에는 틀림없지만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양극화될 수 있음을 고려해 유효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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