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시장 경색 심화.. 유로 4년 최저치도 붕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05.17 14:54

유럽 대책 실효성 의문+유로존 저성장 우려

유로화 가치가 4년 최저로 주저앉았다.

유로존을 사수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담대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이어온 유로는 17일 오전(한국시간)에만 '리먼 사태 이후 최저수준'과 '4년 최저점'을 연이어 갈아치우며 자유낙하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 사태 봉합을 위한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단기적 불안감에 더해 유로존 저성장이라는 장기적 위기감까지 더해져 유로 급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2시1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61% 하락한(유로 약세) 1.2284달러를 기록중이다. 앞서 오전 7시경에는 1.2333달러 수준으로 내려가며 리먼 사태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오전 11시에는 1.2307달러를 기록, 4년 최저점을 경신했다. 지난 10일 EU의 대규모 구제기금 조성 발표 이후로 무려 4% 급락한 셈이다.

유로 약세로 이날 오후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금융주 약세가 두드러지며 일제 낙폭을 늘리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24% 약세며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2.48%, 2.95% 급락세다.

유럽의 전방위적 유로존 사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유로가 자유낙하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의 대책이 실효성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500억유로에 육박하는 구제기금을 보증할 실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문제국가'들이 발행하는 국채를 유럽중앙은행(ECB)이 받아 유동성으로 전환시켜주기도 쉽지 않아 유럽의 대책은 각국 국가채무 문제를 연장할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 스왑을 통해 유럽을 측면 지원키로 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럽 구제금융에 미국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미국 내 반발 여론에 부딪쳤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불안심리는 단기 자금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 3개월물은 지난 14일 0.445%를 기록하며 지난 8월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리보 금리는 신용시장 경색의 바로미터로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록 은행 간 자금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다.

JP모간의 알렉스 로에버 애널리스트는 1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유럽의 대규모 구제기금이 실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라며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되돌아오기 전까지 유로화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화의 장기적 약세 전망도 최근 단기적 급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약세 전망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단기적 유로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제기금 조성의 조건으로 추진중인 문제국가들의 내핍 정책이 유로존 전체의 저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유로존 붕괴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한편 ECB의 저금리 기조도 장기적 유로 약세의 재료로 평가되고 있다.

UBS는 지난 주 보고서를 통해 2011년 달러/유로 전망치를 기존의 1.25달러에서 1.1달러로 하향조정하며 달러와 유로가 등가 상태로 가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적 달러 약세 전망에 이리떼(Wolfpack)로 지목된 헤지펀드는 유로 하락에 대한 베팅을 더욱 늘이고 있어 유로 자유낙하의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1일 외환 선물 시장에서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이 구축한 달러 대비 유로화 숏 포지션(매도) 계약은 11만3890 건을 나타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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