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총 결과대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건마다 주주간 시시비비 발생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분 22%로 최대 출자사인 태영건설이 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최대출자 재무적투자자(FI)인 지방행정공제회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고 있어 다른 출자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명역세권 개발사업 시행자인 ㈜엠시에타개발은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성 없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안 △토지대금 잔금납부확약서 제출안 △사업성이 있는 안으로 변경안 등 3건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1안과 3안은 서로 상반되는 안건이기 때문에 동시에 주총에서 통과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1안은 SBS홀딩스의 대주주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후 5년이 지나도록 사업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없는 종전 계획을 그대로 끌고가는 것이다.
반면 3안은 현 상업비율을 낮추고 주거비율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해 추진하는 내용이다. 출자사 입장에선 3안을 상정할 계획이었다면 1안을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
결국 주주총회에서 한목소리를 만들지 못하고 2개 안건을 모두 통과시킴에 따라 앞으로 사업 추진과정에서 출자사간 이견만 분출될 것이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없는 1호 안건을 주총에서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3호 안건만 통과됐다면 5년 만에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여지를 둘 수 있었겠지만 1호 안건이 동시 통과되는 바람에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2안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출(Loan)을 일으켜 토지대금을 현금으로 내는 대신 분양수입금이 생기면 이 대출을 최우선으로 상환하는 내용이다. FI로선 대출 상환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건설투자자(CI) 입장에서는 초기 공사비로 써야 할 분양대금을 빚 상환에 사용해야 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결국 광명역세권 개발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기대한 일부 출자사는 이번 주총이 오히려 사업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출자사는 최대 지분인 22%를 출자한 태영건설이 대표출자사로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태영건설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다른 출자사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각각 19.9%와 16%의 지분을 가진 토지주택공사와 지방행정공제회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면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태영건설을 제외한 다른 출자사들이 출자금만 유지한 채 시공지분을 포기하고 사업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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