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제보자, 조사 거부… 왜?(상보)

머니투데이 김성현,배준희 기자 | 2010.05.11 17:32

정모씨 "검찰 측 조사단 믿을 수 없어"

현직 검사들에게 향응과 촌지를 제공했다고 주장한 경남 지역 건설업자 정모(51)씨가 검찰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 대변인 하창우 변호사는 11일 "어제 밤 10시 정씨를 조사하려 했지만 정씨기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조사에 불응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진상조사단이 계좌추적을 통해 정씨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압수한 정씨의 휴대전화기를 정밀 분석해 접대의 대가성을 입증하려 하자 조사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계좌추적과 휴대전화기 압수 분석이 정씨에 대한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불만 때문에 조사를 거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 변호사는 "자금원 추적이 정씨에 대한 조사로 비칠 수 있겠지만 일단 정씨의 자금 흐름이 파악돼야 검사들 접대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정씨가 처음부터 조사단의 자금원 파악 작업에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현재 검사들을 접대했다는 정씨 진술 내용과 정씨의 실제 지출 내역이 상당 부분 불일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원 파악이 불가피하다는 게 조사단의 입장이다.


하 변호사는 "정씨가 자신이 접대를 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지인이 대신 계산을 했다고 말을 바꿨는데 막상 지인은 정씨와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며 "접대 액수도 지출 내역과 자금원 부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사단이 정씨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어 검사들에 대한 접대 의혹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 변호사는 "우선 회식에 소요된 돈의 출처를 밝혀야 사실관계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씨의 변호인인 정재성 변호사는 "정씨는 검찰의 조사 방식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는 자신의 진술을 입증할 수 있는 참고인들의 연락처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조사단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정씨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진행되면서 그들에게 뜻밖의 피해를 입히게 돼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또 "정씨 자신이 없는 곳에서 참고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조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특검 조사가 이뤄지면 참고인들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게 정씨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날 정씨가 부산고검에서 진행하기로 한 대면조사를 또 다시 거부할 경우 정씨가 수감 중인 구치소로 조사단 소속 검사를 직접 보내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조사단이 구치소로 찾아올 경우 일단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변호인을 통해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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