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규모 구제계획, 이번엔 亞과잉 우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0.05.11 12:10

이미 유럽·美 통화정책 완화로 아시아 인플레

-유럽은행, 아시아 수익성 저하 전망
-유로화 캐리 트레이드 우려도 제기
-아시아 중앙銀, 금리인상 두고 고민


유럽연합(EU)의 대규모 구제 계획이 아시아에는 오히려 자본 과잉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오히려 아시아의 문제를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 안방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아시아 등지로부터 빠져 나온 자금이 다시 이 지역으로 몰려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성될 유로 안정 기금 규모가 천문학적인 75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상이 더욱 두드러 질 수있다는 우려의 말이다.

제로금리로 상징되는 유럽,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는 이미 위기 회복기 이머징 시장의 채권,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의 인플레를 가져오는데 일조해왔다.

최근 통계를 보면 아시아 경제는 유럽에서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중국은 4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30.5%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심지어 정부 지출이 줄어들고 있는 인도네시아조차도 1분기 5.7%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물론 유럽의 저조한 성장은 아시아 경제에도 좋지 않다. 아시아는 유럽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HSBC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의 대(對) 유럽 수출 비중은 19.7%였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8%를 차지한다.

유로존 문제가 아시아에서 파생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은행 대출이다. 유럽 은행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대출은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 대출(각각 3569억달러, 2230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가뜩이나 유럽 은행의 아시아 대출이 많은데 돈이 더 풀리면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10일 보고서에서 "아시아는 너무 많은 투자자들로 고통받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의 대규모 유입이 인플레와 자산 가격 버블을 압박하면서 아시아 중앙은행장들에게 시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자 위기로 약세인 유로화를 유럽에서 싸게 빌려 아시아의 통화, 채권, 주식에 투자하는 유로화 캐리 트레이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성 자본의 유입도 아시아 정책입안자들에게는 골치 아픈 문제다. 자본 유입은 자국 통화 인상을 가져와 수출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이러한 문제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꺼리고 있지만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 또한 인플레와 자산가격 버블을 가져올 수 있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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