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장, '스마트 개미' 신났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0.05.11 12:01

[오늘의포인트]증시 급락 '바겐세일' 기회… IT 등 주도주 적극 매수

#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7일. 직장인 김모씨(37세)는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500만원 어치 매수했다.

이날 증시가 급락하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내년이후 까지 길게 본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을 고를 만큼 정보나 시간이 부족해 대표 반도체종목들을 두루 매수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ETF를 사들였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개인들이 대거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다. 우량주를 직접 사들이는가 하면 김씨처럼 ETF 등을 통해 분산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김씨가 사들인 '코덱스 반도체 ETF'는 7일 1만6220원에서 11일 오전 11시 현재 1만6940원으로 4.4% 올랐다. 김씨는 "사흘새 4% 정도 수익이 났지만 당장 팔 생각은 없다"며 "외부 요인 때문에 단기적으로 빠질 때마다 오히려 조금씩 더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하면서 외국인은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6거래일째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이달 들어 연일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9106억원에 달한다. 이날 오전에도 1000억원 가까이 순매수 중이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2657억원 순매수했다. 하이닉스 2211억원, 포스코 1653억원, KB금융 1030억원, LG전자 969억원 등 IT와 업종대표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현대차도 351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급락했던 증시가 지난해 빠르게 회복한 과정을 지켜본 '학습효과' 때문에 개인들이 주가 급락을 오히려 우량주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특히 경기 회복 기조 속에 국내 기업의 실적이 탄탄하다는 점이 개인들을 보다 과감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았다.


또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최근 삼성생명 청약 등으로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도 개인 매수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하루동안 1조6925억원 증가한 16조6032억원으로 집계됐다.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 6일 이후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환불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이틀 연속 1조6000억원 가량 유입돼 예탁금이 급격히 불었다.

통상 고객예탁금이 늘면 주식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 유동성이 많은 것을 의미해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신용융자금액 역시 188억원 증가한 4조9145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현종원 신한금융투자 광교지점장은 "지난 주말 이후 삼성전자 등 대형주 주문을 내거나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들어갈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이 유럽발 위기로 주가가 한단계 내려오면서 장기적으로 보고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식 투자가 뜸했던 사람들이 IT, 자동차 등 성장성 화두가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두고 있고, 기존에 꾸준히 매매했던 사람들도 많이 싸진 우량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면서 하반기 이후 반등장을 대비해 지금을 보유종목 교체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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