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담대한 대책' 불구 은행권 자금경색 "안풀리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05.11 09:42

3개월 리보 낙폭 상대적으로 작아…美 달러 스왑 본격적 가동 지켜봐야

유로존 사수를 위한 유럽연합(EU)의 대규모 기금 조성에도 불구하고 유럽 은행권의 자금경색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보인 은행 간 금리는 10일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 은행 간 금리는 신용시장 경색의 바로미터로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록 은행 간 자금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다.

영국은행협회(BBA)에 따르면 3개월짜리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는 10일 0.421%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1.61% 하락했지만 지난 3월 이후 68% 폭등한 점을 고려해 보면 이날 상승폭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달러 리보금리에서 미국 국채 금리를 뺀 수치인 테드(TED) 스프레드는 지난 7일 2009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인 31bp에서 10일 28bp로 하락했다. 이 역시 낙폭은 작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전방위적 대책으로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국가채무 문제에 시달리는 국가의 부도 위험이 줄어들고 금융시장과 상품시장도 자유낙하를 일시적으로 멈춘 양상이지만 은행간 자금 조달 상황은 대책 발표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권 신용경색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개한 달러 스왑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큰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전일 금융위기 기간 시행한 달러 스왑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는 방법으로 달러를 필요로 하는 유럽 은행들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 스위스 은행(SNB), 영란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 등에 연준의 달러가 흘러들어갈 예정이다.

연준이 달러 스왑을 재개한 이유 자체가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럽 은행들의 자금 경색이었다.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을 손에 쥐고 있자 중앙은행이 직접 달러를 시중에 풀겠다는 복안이었다. 일각에서는 유럽 금융권의 자금 경색은 금융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유럽 금융권의 신용경색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찰스 디벨 스트래티지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동성 문제는 특별히 심각해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연준의) 달러 스왑 프로그램은 아직 가동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왑 거래는 조만간 시행될 예정으로 2011년 1월 종료된다.

한편 10일 은행간 자금유통 상황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은행의 부도 위험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20개 은행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를 반영하는 마켓 아이트랙스 파이낸셜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30.6%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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