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그리스, 한국 본받아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05.10 09:22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그리스와 유로존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섹은 10일 그리스가 20여 년 전 한국의 외환위기 이상의 악몽에 빠질 것이라면서 위기 돌파를 위해선 1998년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과 같은 그리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페섹은 당시 한국 국민들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집안에 있던 금을 내놓았던 것은 근래에 보기 힘든 민중의 자발적 위기 극복 노력이었다면서 이 덕분에 한국이 같은 위기에 빠졌던 다른 아시아국들보다 빨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긴축 재정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그리스의 모습은 과거 한국과 대비된다면서 그리스가 한국의 경험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섹이 말한 한국의 위기 극복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희생은 불가피하다.

페섹은 한국 국민들이 외환위기 당시 국가 부채를 나눠지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와 비슷한 이른바 '허리띠 조이기 운동'이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로존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제금융만으론 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세율 인상과 공격적인 세수 증대가 필요하다면서 과거 한국 정부는 카드 사용을 권장함으로써 현금 사용으로 인한 탈세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도 했다고 그는 조언했다.

둘째,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페섹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주 1100억유로(1400억달러) 규모 그리스 구제금융에 합의한 이후에도 그리스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채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무 재조정이 없을 경우, 그리스 경제가 지나친 부담을 져야 한다면서 채무 재조정이라는 정면 돌파와 이를 통한 빠른 위기 극복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귀띔했다.

배리 아이첸그린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교수는 "지금 당장 채무 재조정을 실시하면 향후 2~3년간 시장이 겪게 될 불안감을 한번에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페섹은 또 IMF 역시 외환위기 당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IMF가 이번에도 같은 구제금융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셋째, 미래는 보다 밝다.

페섹은 위기를 겪으며 한국의 산업구조가 재구조화되고 정부의 경제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이 같은 변혁이 그리스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제조업 집중 탈피 등 여전히 여러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한국의 경제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나아졌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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