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시장 정통한 사람을 IR본부장에 영입한 이유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5.09 15:48

[명동풍향계]기업신용위험평가 여파로 어음할인영업 위축…늘어난 어음만기도 부담

명동 사채시장에서 어음할인 영업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기업 신용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채업자들은 명동 주 고객인 건설사들을 둘러싼 위기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평가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상당수 중견건설사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새롭게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어음할인 위축, 왜?=시중은행에서 정보업무를 맡고 있는 ㄱ씨는 최근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는 지인에게 전화 한통을 받았다. 한 건설사 하청업체로부터 대형건설업체 A사 어음을 할인해 달라는 문의가 들어왔는데 고민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업자는 "건설사들이 이전보다 2배나 긴 180일짜리 어음을 발행하고 있어 할인을 하기 부담스럽다"며 "금리가 월 2.5% 수준인 상황에서 6개월간 15%의 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자금을 빌리겠다는 얘기인데, 이 업체의 재무상황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A사와 같은 대형건설사에 납품할 정도의 하청업체 조차 6개월간 15%의 금리를 부담하고서라도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리려는 것은, 그만큼 해당업체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어음발행사인 A사를 둘러싼 위기설마저 돌고 있어, 만기 6개월인 어음할인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다음 달 지방선거 이후 부실건설사들을 대거 퇴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점도 명동 시장 내 어음할인 영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이 다음달 말까지 대기업 1500여 곳에 대한 신용평가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어음할인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당분간 할인영업에 나서기 보단 상황을 관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채시장 정통한 인사, IR본부장에 영입=해외 발 악재로 주식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인 B사가 명동 사채시장에 정통한 사람을 IR본부장으로 영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인사는 명동에서 어음할인이나 주식담보대출 등을 영위하던 사람으로, B사의 주요 사업부문인 교육사업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교육사업업체인 B사는 차량용 오디오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재무상황이 부실해진 곳으로, 최근에는 대표이사의 횡령소문까지 돌아 거래소에서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다. B사는 아울러 최근 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제3자배정방식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사채시장 사정에 밝은 사람의 IR본부장 영입이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다.

명동 관계자는 "재무상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할 일이 많아질 것을 대비, 명동 인맥이 상당한 업자를 IR본부장으로 영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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