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발 쇼크에 금융권 "당장 문제는 없지만…"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정진우 기자, 도병욱 기자 | 2010.05.07 15:35

(종합)장기화될 경우 외화자금 조달에 애로 우려

남유럽발 금융위기 우려에 국내 금융권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당장 7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흔들리고,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된 결과다.

◇은행 "장기화되면 외화 조달 어려워지는데…"=은행권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외화조달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당장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외화유동성이 경색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의 자금담당 임원은 "당장 서브프라임 사태 같은 여파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만에 하나 상황이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으면 외화를 조달하는 데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팀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금융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국내 은행들이 외화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증시 조정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중소기업 부실이 커져 은행 건전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은행권 전문가들은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 은행의 자금부장은 "최근 유럽에서 위기 징후가 나오면서 외화자금을 점검해봤는데 아직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워낙 보수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위기에 안전하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의 자금부장은 "유럽계은행이 국내에 투자된 자금을 빼려는 움직임도 없고, 반대로 국내 은행이 해당 국가에 투자한 익스포저도 크지 않다"며 "아직 대책을 세울 정도로 다급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사 "증시 조정 오면 변액보험 어쩌나"=보험사들도 당장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 이후로 유럽 등을 포함한 해외 자산의 재조정에 나선 상태여서 유럽발 위기 후폭풍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생명은 2008년 9월 말 해외 투자자산이 107억1000만달러로 일반 계정자산의 12.8%였는데 작년 12월 말에는 112억3000만달러로 금액은 늘었지만 비중은 11.6%로 조금 내려갔다.

교보생명은 지난 3월 기준 해외투자 규모가 29억달러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심화되기 전인 2008년 9월 말 기준 36억달러에 비해 약 7억달러 줄었다. 대한생명도 해외투자 자산이 2008년 9월 말 11억3000만달러에서 작년 12월 말 10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한 생보사 자산운용 담당자는 “대다수 보험사들의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 현지 투자금액은 거의 없거나 제로 수준일 것”이라며 “다만 유럽발 위기로 글로벌 증시 및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증시 상승 움직임에 따라 변액보험을 연이어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월 들어 교보생명,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은 새롭게 변액연금보험 신상품을 내놓았다.

이들 변액보험은 한번 확보한 수익은 이후 증시 폭락이 오더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지켜준다는 내용이 곁들여지고 있지만 변액보험의 인기가 증시와 연관이 많은 만큼 당분간 호성적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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