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환불금으로 주식 사주세요"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0.05.07 11:08

7일 환불일, 증시 급락에 "블루칩 저가매수 기회" 문의늘어

"삼성생명 환불금으로 주식 사주세요."

유럽발 악재와 뉴욕증시 폭락으로 코스피지수가 장중 50포인트 넘게 급락한 7일 오전. 투자자 양모씨(58세)는 지점 직원으로부터 삼성생명 환불금 1억원이 입금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당초 일부는 삼성생명 청약자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에 넣고 나머지는 다시 은행 예금에 넣으려했지만 주식에 눈길이 갔다. 전일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평소 눈여겨봤던 '블루칩'들이 싸졌다는 생각에서다.

양씨는 지점 직원과 상의한 뒤 환불금 일부를 주식예탁계좌에 두고 디스플레이 관련주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하기로 했다.

이날 증시 급락에 개인투자자들은 지수가 어느 선까지 하락할 것인지 초조하게 지켜보면서도 일부에서는 우량종목들에 대해 매수 타이밍을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이 삼성생명 청약 증거금에 대한 환불일이어서 환불 자금으로 저가 매수하려는 개인들도 있다.

증권사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환불일 장 시작 후 입금 처리된다. 삼성생명 청약에 사상 최대 자금이 몰리면서 이날 환불금만 19조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청약 당시 환불금을 특판상품에 넣겠다면서 환불일에 전화연락을 해달라던 고객이 '지금 주식을 사는 건 어떻겠냐'며 문의를 했다"며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있지만 2차전지나 디스플레이 등 IT, 자동차 등이 많이 하락할 경우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46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3534억원 순매도하는 반면 개인은 1451억원, 기관은 1897억원 각각 사들이고 있다.

김운배 신한금융투자 강남중앙지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급락에 많이 차분해졌다"며 "이미 유럽발 위기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급락을 남유럽 금융위기의 '여진' 정도로 여기면서 최근 증시가 많이 올라 조정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증권사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다우지수가 6일(현지시간) 10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등 시장상황이 심상치 않을 거란 예상에서다. 여의도 한 증권사 지점 직원은 "개장 전부터 장중 50포인트 이상은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한국 증시 펀더멘털 등이 탄탄해 이번 조정에 1600선은 지킬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펀드 환매에 대한 희비가 교차했다.

주부 김모씨(34세)는 "코스피 1750선에서 펀드 원금은 회복했지만 수익률 욕심에 최근에 갖고 있던 펀드에 돈을 더 넣었다"며 "증시가 곧 회복될 거라고 보긴 하지만 오늘 급락하는 걸 보니 괜한 짓 한 게 아닌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모씨(35세)는 "목돈이 필요해서 한 달 전 국내 주식펀드를 환매했다"며 "그땐 원금 밖에 안 돼 아쉬웠는데 환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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