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美 증시 장중 대폭락 어떻게 볼까?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5.07 08:34

-전문가 의견 종합

주식시장의 특성 중 하나가 오를 때는 천천히 오르지만 한 번 떨어지면 급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부분 조정의 칼날은 매우 거세다.

전날 미국증시가 장중 대폭락한 것은 주문실수 등 수급적인 요인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상당히 예민해져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가가 빠지면 투자자들은 더욱 불안해하기 때문에 투매가 다시 투매를 부르게 된다.

따지고 보면 ‘뱅크런’으로 은행이 파산하는 이유도 한 사람씩 천천히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면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도 한꺼번에 몰려들어 돈을 찾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량은행이라도 한꺼번에 예금주들이 돈을 찾아가게 되면 견딜 수 없게끔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발 리스크가 단기 악재라기보다는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이 과했던 만큼 오늘은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섣불리 매매하기보다는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미국 증시가 전날 장중 대폭락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여지며 오늘 미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는 "어짜피 유럽리스크가 해결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유럽은 미국처럼 일사분란한 대응이 어렵고, 그렇다고 IMF처럼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럽 리스크는 지난 1월처럼 한 달 정도는 끌고 갈 수 있는 악재인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유럽리스크는 정부의 출구전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어,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증시는 상승흐름을 탈 것이라고 봤다. 특히 오늘 미국 증시는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그리스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영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는 결국 그리스 정부와 EU 각국의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 정책대안 확인을 통해 수습될 수 있다"며 "재정위기 해소에 각국의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파국을 피하기 위한 노력은 보다 빠르고 구체적 정책대안으로 이어져 사태가 조기 수습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단기적인 충격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경제적으로 전체 EU지역은 중국에 이어 제2의 수출대상이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PIIGS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은 국가별로 0.15%에서 0.6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시장은 그리스의 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파급중'이며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전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지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렸고 경제 펀더멘털도 양호한 상황이라 그 때처럼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이미 리먼 사태를 경험했다는 게 큰 차이"라며 "아시아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건 지난 금융위기 때 확인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뉴욕증시 장중에 주문 착오설도 나오곤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증시가 그처럼 폭락하진 않는다"며 "심리적인 패닉에 빠진 게 주 원인"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리스 문제를 그리 만만하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조금 더 시장이 안정화된 뒤 시장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조언도 나왔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 악화 여파가 서브프라임 사태 수준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다"며 "한편으론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은 시장이 안정되면 회복도 빠르기 때문에 조정 기간 중 상황을 주시하며 저가 기회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도 "지금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리스 문제로 이전의 강세 분위기와 다른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지금 증시는 조정국면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지지선을 아직까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기술적 분석상 이동평균선의 지지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당장 저가매수로 나서기 보다는 대외 변수가 안정을 찾는 것을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이 팀장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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