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코픽스가 대세라는데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10.05.17 10:45

[머니위크]금리 2% 차이날 땐 갈아타라

지난해 주택담보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직장인 K씨. 최근 뚝 떨어진 대출금리 소식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이 쓰리다.

그가 지난해 받은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연 5%대. 당시에는 금리에 큰 불만이 없었지만 최근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변 사람들이 연 3~4% 수준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에 고민이 생겼다.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대세라는데, 갈아타볼까?"

봄바람에 '코픽스' 활짝

올 2월 새롭게 도입된 대출금리 체계인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 대출 상품이 봄바람을 타고 주택담보 대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출시 1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돌풍을 예고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은 그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채 두 달이 안돼 앞질렀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농협중앙회 등 7개 금융기관이 3월1일부터 26일까지 취급한 주택담보 대출 총액은 3조3000억원. 이중 코픽스 연동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로 CD 연동 대출 33.5%를 눌렀다.

이러한 코픽스의 경쟁력은 단연 싼 금리에 있다. 두 종류가 있는데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의 인기가 단연 뜨겁다.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처음 출시된 지난 2월 3.88%였다가 3월 3.62%, 4월에는 3.26%로 두 달 새 0.62%포인트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잔액기준' 코픽스는 2월 4.11%에서 3월 4.10%, 4월에는 다시 4.11%로 올라서 큰 변동이 없었다. 코픽스 대출 상품 가운데서도 약 1%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당연히 대출 시장에선 요즘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체 코픽스 대출 상품에서 신규취급액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과연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대출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일까? 이에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그때그때 사람마다 다르다"고 조언한다.

①갈아타는 것이냐, 신규 대출이냐

신규 대출이라면 두 말할 나위 없이 각 대출 상품의 금리 비교를 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는 2가지 코픽스는 물론 CD기준과 고정금리도 함께 비교하는 것이 좋다.

국민은행에 의뢰해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 3개월짜리 CD 기준, 고정금리를 각각 비교해봤다. 비교 대상은 신용등급 5등급 기준, 아파트 담보, 담보사정가 대비 여신금액비율은 100% 이하로 가정했다.

이러한 조건에서 5월6일 기준 대출 금리가 가장 싼 상품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로 연 3.82%였다. 다음은 CD연동으로 연 4.21%,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4.67%로 계산됐다. 가장 높은 대출 금리의 고정금리는 연 5.33%로 계산됐다.

이와 같은 조건의 대출자가 단기간 대출을 희망한다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로 하는 것이 단연 유리하다. 그러나 개인별, 은행별로 적용 금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갈아탈 때는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수료를 고려해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의 금리 차이가 2%포인트 이상 벌어질 때 갈아탈 것을 권한다. 그러나 고정금리가 아닌 CD연동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계산은 달라진다.

은행들은 코픽스 출시 후 6개월 동안(대략 8월까지) CD연동 대출자가 코픽스로 갈아탈 경우 수수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갈아타기를 원하는 CD연동 대출자라면 가을이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단, 기존의 CD연동은 무조건 갈아타기 전에 가산금리를 따져봐야 한다. 이정훈 국민은행 개인여신상품부 차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CD연동 대출을 받았다면 대개 1~2%포인트 수준의 낮은 가산 금리를 적용받아 코픽스 대출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면서 "반면 가산금리가 급격히 높아진 2009년 이후 대출자들이라면 코픽스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②단기 대출이냐, 장기 대출이냐

단기 대출이냐, 장기 대출이냐에 따라서도 대출 상품의 선택은 달리해야 한다. 대출 기간이 1년 이내로 비교적 짧다면 금리가 낮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5년, 10년 이상의 장기 대출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5년 이상의 장기 대출일 경우 당장 금리가 낮다고 해서 변동성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급격한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보다 앞으로 낼 이자를 예측하기 쉬운 '잔액 기준 코픽스'를 선택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규취급액 기준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연 3.88%→ 연 3.62%→ 연 3.26%로 큰 변동성을 보였지만, 잔액기준 코픽스는 같은 기간 연 4.11%(2월)→4.10%(3월)→4.11%로 움직일 만큼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③금리가 오를 것이냐, 금리가 내릴 것이냐

향후 금리의 예측 방향도 대출 상품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명환 기업은행 개인여신팀 과장은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금리 변화가 덜한 '잔액기준' 코픽스를 선택해 금리 상승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금리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신규취급액 기준코픽스나 CD연동 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



☞ 200자 용어풀이

* 코픽스 = 자금조달비용지수(Cost of Funds Index)의 영문 약자. 국내 9개 은행들이 제공한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산출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를 말한다. 은행연합회는 매월 15일에 전월 코픽스 지수를 공시한다.

* 잔액기준 코픽스 = 은행들의 월말 지수산출 대상 자금조달 잔액에 적용된 금리를 가중평균한 금리지수.

*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 은행들의 월중 신규로 조달한 지수산출대상 자금에 적용된 금리를 가중평균한 금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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